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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잘못 굴린 베팅, 채권 평가손 눈덩이

머니투데이 김경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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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잘못 굴린 베팅, 채권 평가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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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美빅컷' 예상했다 역풍… 10년물 금리 최고치
과감한 투자 대비 리스크 헤지 부실, 4분기 수익 불똥

채권금리 상승으로 국내 일부 증권사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리스크 헤지를 부실하게 한 채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다. 4분기 손익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국고채 3·5·10년물 최종호가 금리.

올해 하반기 국고채 3·5·10년물 최종호가 금리.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장기) 금리는 지난 1일 3.387%를 기록, 올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9월18일 기록한 하반기 최저치(2.756%) 대비 0.631%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꺼진 10월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채권 매매과정에서 공격적 전략을 구사한 증권사들에서 지난 10월과 11월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평가손실은 확정손실이 아닌 장부상 손실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채권·외환·상품(FICC) 투자는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장기물 국채를 사들인 후 환매조건부채권(Repo)을 팔아 돈이 생기면 그 이상 수익이 나는 곳에 투자해 돈을 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리가 정해져 있다 보니 장기물 금리가 오르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위험헤지를 하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어려워 수익성이 줄어든다.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선 공격적 베팅과 헤지 비중을 적절히 고민해야 한다.

채권금리(이자율)와 관련해선 선도, 선물, 스와프, 옵션 등 파생상품 헤지 비중으로 각 사의 대략적인 전략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3분기 파생상품을 매매 목적으로 153조1865억원어치 거래했다. 파생상품의 경우 5%가량의 증거금을 내고 운용하는 것으로 실제 투입비용은 이보다 적다. 파생상품을 위험회피 목적으로 운용한 규모는 1조8998억원에 그친다.


한국투자증권의 채무증권은 3분기말 기준 회사채가 13조7277억원으로 가장 많고 기업어음증권 6조2207억원, 특수채 5조8849억원, 국채·지방채 4조4541억원 등이다. 이를 포함한 채무증권 총잔액은 4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 비해 잔액은 1조원가량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의 매매목적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72조6701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보다 크다. NH투자증권이 밝힌 위험회피 목적 거래규모는 전무하다. NH투자증권의 채무증권 총량은 16조5514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채무증권은 지난해 말에 비해 3조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대형사에 비해 자본금 1조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 FICC 부서의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갑작스런 손실에 대비할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기준 IBK투자증권은 매매목적으로 220조5932억원어치의 파생상품을 거래했다. 이어 매매목적 거래규모는 현대차증권 22조원, 교보증권 9조9993억원 등이다. 이들 증권사는 위험회피를 위한 거래는 하지 않았다.

반면 LS증권은 파생상품 거래 중 매매목적 규모는 9조5069억원, 위험회피 규모는 281조7403억원을 기록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매매목적은 5145억원, 위험회피는 8조7481억원으로 위험회피 비중이 매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채권에서 10월부터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해 4분기 손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외화채권과 장기채권을 통해 공격적 레버리지 수익을 추구하면 외환 포지션 운용 등 위험회피 목적의 헤지전략을 펼치더라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 기자 iam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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