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특검, 개정법 나오기 전에 진술하면 감형해주겠다고 제안”
수사 협조한 임기훈 기소유예도
수사 협조한 임기훈 기소유예도
노상원, 임기훈 |
3대(김건희·내란·해병) 특검이 증언의 대가로 형을 깎아주는 ‘플리바게닝(미국식 유죄 협상 제도)’과 유사한 규정을 적극 활용한 사례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플리바게닝은 한국 형사법에는 없는 제도다. 다만 내란 특검팀이 지난 8월 “내부자 진술이 진상 규명에 필수적”이라며 수사·재판 조력자의 형을 감면해 주는 조항의 도입을 건의했고, 국회는 이를 반영해 3대 특검법을 개정했다. 개정법은 지난 9월 26일부로 시행됐다.
그런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 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개정법이 나오기 전에 (특검 측의) 제안이 있었다. ‘누구누구도 다 이렇게 했는데…’ 당신만 굳이 버티냐는 취지로 물어봤다”고 했다. 그는 “‘증언해 주면’이라는 조건에서 몇 차례 이야기를 들으니 귀가 솔깃했다”면서 “뭔가 보상받는 게 있으니 사람들이 증언을 팍팍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특검이 특검법 개정 전에 노 전 사령관을 외환 혐의로 조사할 때부터 “진술하면 감형해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은 “형식은 회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협박과 다를 바 없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란 특검은 “허위 진술 강요 주장은 실체를 왜곡하고 공소 유지를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특검 관계자는 9일 “특검법의 수사·재판 조력자 감면 제도는 검사에게 전권을 주는 플리바게닝이 아니라 수사·재판에 조력한 사람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것”이라며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제도로 국가보안법 등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특검 측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3특검 수사 과정에서 일부 핵심 피의자들은 수사에 협조하고 기소유예 처분 등을 받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8일 국가안보실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불구속 기소했지만, 같은 혐의로 입건됐던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은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했다. 앞서 해병 특검도 임 전 비서관과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VIP 격노설’ 관련 구체적인 진술을 한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했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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