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1·코리아컵 우승 달성
심판 판정 문제·수석코치 징계 등
안팎 문제에 고심 끝 결단 내려
구단 “코치 사임으로 위축·부담느껴”
포옛 감독 “팬들에 인사 못하고 떠나 죄송”
심판 판정 문제·수석코치 징계 등
안팎 문제에 고심 끝 결단 내려
구단 “코치 사임으로 위축·부담느껴”
포옛 감독 “팬들에 인사 못하고 떠나 죄송”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전북현대 모터스 거스 포옛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올해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사령탑을 맡아 K리그1과 코리아컵 ‘더블(2관왕)’을 달성했던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이 1년 만에 팀을 떠난다. 한 시즌 만에 전북을 ‘1강’으로 되돌려놨지만 심판진과 지속적인 갈등, 여기에다 수석코치가 인종차별 논란 끝에 중징계를 받으면서 결별 수순을 밟기로 했다.
전북 구단은 지난 8일 “K리그1과 코리아컵 우승의 역사를 쓴 포옛 감독이 짧지만, 강렬했던 한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올해 부임한 포옛 감독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힘겹게 잔류한 전북을 단기간에 강팀으로 끌어올렸다. 올 시즌 K리그1 22경기 연속 무패를 이루면서 2021년 이후 4년 만에 통산 10번째 우승을 이뤘고, 지난 6일에는 광주를 꺾고 코리아컵도 제패해 ‘더블’을 이뤄냈다.
그러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고, 지난 10월 초에 포옛 감독은 자신의 SNS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의미하는 말을 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어 시즌 막판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수석코치가 지난달 8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K리그1 경기 도중 이른바 ‘눈 찢기’ 인종차별 제스처 의혹으로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 징계를 받으면서 문제는 최고조에 달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 1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 코치진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의 사단이 한국에 머무르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정”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거스 포옛 감독의 사임 사실을 알리면서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제작한 게시물. 전북 현대 |
결국 포옛 감독은 시즌 막판 활짝 웃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전북 구단은 “포옛 감독은 전술, 훈련 등 팀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으며 자신과 16년간 수많은 순간을 함께 한 타노스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면서 “특히 사단 체제로 운영하며 자신의 지도 시스템을 구축해 온 포옛 감독은 조직의 균열로 인한 지도력의 안정성 저하 등을 우려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구단은 사임 의사를 전한 포옛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과 타노스 코치의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만류하였으나 끝내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포옛 감독은 구단을 통해 “애석한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팬들과 함께했던 1년은 나의 축구 지도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역사적인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팬들이 보여준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은 내 기억뿐만 아니라 가슴에 진하게 남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다시 한국에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의 팀 ‘전북 현대’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팀의 운영 철학과 시스템에 적합한 후임 감독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선임해 2026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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