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는 격추됐고, 1대는 가까스로 피해
피아식별시스템 오작동ㆍ레이더 시스템 가동 범위 축소 등의 상황에서
함장, 쏟아지는 후티 반군의 드론ㆍ미사일에 ‘요격’ 명령 내려
피아식별시스템 오작동ㆍ레이더 시스템 가동 범위 축소 등의 상황에서
함장, 쏟아지는 후티 반군의 드론ㆍ미사일에 ‘요격’ 명령 내려
1년 전인 2024년 12월 22일 홍해에서 항모(航母) 해리 S 트루먼함에 착륙하려던 미 해군 전투기 F/A-18F가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전투기는 공중 급유가 가능한 전투기였다. 조금 뒤에는 이 전투기로부터 막 급유를 받았던 같은 기종의 전투기가 가까스로 공격을 피해 트루먼 항모에 착륙했다. 공격 무기는 미국의 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함이 발사한 SM-2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이었다. 이른바 ‘오인(誤認) 격추(friendly fire)’였다.
미 해군은 최근 예멘의 후티 반군 세력의 민간인 선박 공격을 막기 위해 배치된 순양함 게티스버그에서 발생한 이 오인 격추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투기는 공중 급유가 가능한 전투기였다. 조금 뒤에는 이 전투기로부터 막 급유를 받았던 같은 기종의 전투기가 가까스로 공격을 피해 트루먼 항모에 착륙했다. 공격 무기는 미국의 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함이 발사한 SM-2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이었다. 이른바 ‘오인(誤認) 격추(friendly fire)’였다.
미 해군은 최근 예멘의 후티 반군 세력의 민간인 선박 공격을 막기 위해 배치된 순양함 게티스버그에서 발생한 이 오인 격추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스버그함과 같은 티콘데로가급 순양함이 SM-2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미 해군 자료사진 |
현지시간 오전2시쯤, 항모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하던 F/A-18F 수퍼 호넷의 조종사는 캐노피(조종석 덮개) 밖으로 유도미사일 순양함 게티스버그함이 발사한 스탠다드미사일-2(SM-2)가 하늘을 가르고 치솟는 것을 봤다. SM-2는 적 항공기와 대함(對艦)미사일을 요격하는 미 해군의 중장거리 유도미사일이다.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도 SM-2가 장착돼 있다.
이 조종사는 이 미사일이 트루먼 항모 전단(戰團)을 겨냥한 후티의 드론이나 크루즈 미사일을 요격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조종사는 이 전투기의 무기 시스템을 운용하는 뒷좌석의 항공통제사(WSO)에게 “미사일을 보고 있냐”고 물었고, WSO는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곧 SM-2가 자신의 전투기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조종사와 항공통제사는 게티스버그 순양함 레이더에는 자신들의 전투기가 후티 미사일과 ‘동일하게’ 식별된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두 사람은 가까스로 탈출했고, 전투기는 SM-2에 파괴됐다.
격추된 F/A-18F의 조종사와 항공통제사가 구조되는 동안, 또다른 수퍼 호넷 1개가 트루먼 항모에 접근하고 있었다. 바로 조금 전에, 자신들에게 기름을 공중 급유했던 전투기가 SM-2에 격추되는 것을 목격했다.
2022년 1월22일, 트루먼 항모에 배속된 F/A-18F가 F/A-18E(單座)에 공중 급유를 하고 있다. /미 해군 자료 사진 |
그리고 게티스버그함에서 또다른 SM-2가 발사되는 것을 봤다. 이 미사일도 잠시 후 이들이 탄 F/A-18F를 향해 진로를 수정했다. 조종사는 사출(ejection seat)손잡이에 손을 얹고, 엔진 출력을 급속히 올렸다. 항공통제사에게 “1,2초만 기다리라”고 했다.
SM-2 미사일은 계속 치솟고 있었지만, 조종사는 미사일의 추진력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고, 그는 “미사일은 항공기 한두 대 거리쯤 떨어져 지나갔다”고 보고했다. 미사일이 스쳐 지나가면서 전투기는 난류에 휩싸였지만, 미사일은 결국 바다에 떨어졌다.
이날 트루먼 항모 전단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격렬했던 전투를 치렀다. 트루먼 항모 전단은 홍해 진입하고 1주일 만인 12월21일 후티 반군 세력을 향해 맹폭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후티의 반격은 불과 수 시간만에 이뤄졌다. 후티가 “예상보다 빨리” 반격하며 드론과 대함(對艦) 미사일을 쏘아대자, 게티스버그함은 당황했다.
미 해군 고위 장교는 미 언론에 ‘아군 간 교전’ 사건이 발생한 주요 원인으로 “게티스버그함과 항모 전단과 재통합 훈련기회 부족”을 지적했다.
게티스버그함은 그동안 트루먼 항모 전단을 떠나 별도로 후티 공격을 벌이고 있었고, 사건 발생 3일 전에야 홍해로 복귀했다. 그때까지 45일 동안 이 순양함이 항모 전단과 함께 작전 한 것은 15%에 불과했다.
복귀한 게티스버그함은 항모 전단의 대공방어 사령부 역할을 맡았지만, 모든 전투기, 군함들과 함께 작전을 동기화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부족했다. 후티반군의 반격에 대비한 사전 임무 계획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비오듯 쏟아지는 후티의 미사일ㆍ드론 공격에서, 게티스버그함의 핵심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목표로 삼아 사격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있었고, 결국 오인 격추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발사 중지’ 명령은 무시되거나 들리지 않았다. 종종 항모와 순양함은 승무원들에게 상반되는 정보를 제공했다.
현대화된 미 순양함의 전투정보센터(CIC) 내부. 레이더ㆍ음향탐지ㆍ전자전 장비ㆍ위성ㆍ링크 16ㆍ피아식별 시스템 등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분석해서 미사일 발사, 전투기 임무 할당 등을 하는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미 해군 자료 사진 |
심지어 SM-2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는 MH-60R 시호크 헬리콥터가 게티스버그함에 착륙중이어서, 탑재된 SPY-1 레이더 탐지 범위를 교전 직전까지 축소해야 했다. 당시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E-2D 호크아이 공중조기경보기의 레이더에도 문제가 있었다.
미 해군 자산의 위치 정보, 감시 정보, 무장 운용 조정, 공중 통제 정보를 교환하는 링크(Link) 16 전술 데이터링크 시스템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링크 16은 모든 전력(戰力) 자산을 하나의 전장(戰場)지도로 공유하는 전투 네트워크다. 조사 결과, 게티스버그함의 링크 16은 오인 격추 사건 수일 전부터 수시간씩 먹통이 됐다.
링크 16과 연계된, 피아(彼我) 식별 시스템(IFFㆍIdentification Friend Or Foe)도 여러 번 고장이 났다.
그런데도, 승무원들은 이러한 시스템 장애를 지휘 계통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 탓에, 미군 전투기를 격추할 때 모니터 요원들은 타깃이 사실은 ‘수퍼 호넷’ F/A-18F라고 식별했을 IFF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미 해군은 오인 격추 사건 수개월 뒤, 게티스버그함이 겪고 있었던 여러 시스템 상의 오류, 병력의 능숙성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함장이었던 저스틴 호지스 대령의 교전 결정은 “책임감이나 신중함이 없었고, 예방하려는 의지도 약했다”며 그를 보직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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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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