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102년 역사의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품에 안았다. 이미 전 세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넷플릭스가 <해리포터>·<프렌즈> 등 ‘슈퍼 IP’(지적재산권)를 가진 워너브러더스까지 손에 넣으면서 전체 산업 지형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를 720억달러(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NN·디스커버리 등 워너브러더스가 보유한 방송 채널은 현재 기업분할 작업 중으로 이번 인수 대상에선 제외됐다.
이번 거래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100년 넘게 쌓인 방대한 IP, 산하 OTT 서비스 HBO 맥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케이블 채널 HBO 등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넷플릭스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OTT 부문의 경우, 단순 계산하면 HBO 맥스의 구독자(약 1억3000만명)까지 약 4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워너브러더스의 콘텐츠를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보게 되는 등 선택권이 넓어지게 된다.
1923년 설립된 워너브러더스는 고전 영화 <카사블랑카>부터 슈퍼 히어로물
그러나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려면 경쟁 당국의 반독점 관련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OTT 시장을 사실상 독주 중인 넷플릭스가 경쟁 업체 HBO 맥스를 품는 구조이기에 당국이 넷플릭스의 지배력 강화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해당 거래에 “매우 회의적”(CNBC 방송)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과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번 거래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가 무산될 경우 위약금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테드 서랜도스는 “이 거래는 소비자 친화적이고 혁신을 촉진한다”며 “승인 가능성에 대해 매우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빅딜’이 알려진 이후 콘텐츠 업계에선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을 병행하는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유통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OTT가 극장의 위기를 불러온 만큼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실제 이날 발표 이후 극장 관련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극장협회 CEO 마이클 오리어리는 “이 거래는 글로벌 극장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자리 감소나 콘텐츠 다양성 훼손 등도 제기되는 우려 중 하나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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