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제주, 권동환 기자) 수원삼성을 이끄는 변성환 감독이 승격에 실패한 이후 눈물을 흘리며 사퇴 의사를 드러냈다.
수원은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5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1차전에서 0-1으로 패했기에 합산 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면서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이날 수원은 전반전 시작 55초 만에 김승섭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43분엔 핵심 선수 이기제가 위험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받아 수적 열세에 처했다. 이후 전반 추가시간에 이탈로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수원은 2026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내게 됐다. 2023시즌 K리그1 최하위를 차지해 강등을 당한 후, 3년 만에 1부 복귀를 노렸지만 제주SK를 넘지 못하면서 한 시즌 더 2부에서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가 끝나고 변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 인생에서, 클럽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최고의 날로 만들고 싶었지만, 또 한번 힘든 날로 만들어져서 너무 팬들에게 죄송스럽다"라며 소감을 드러내다.
이어 "날 믿고 따라준 코칭스태프에게도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상대가 우리보다 간절함이 컸던 거 같다. 큰 경기에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라고 덧붙였다.
또 "잔류한 제주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고, 우리 선수들과 팬들이 느꼈을 큰 상실감과 아픔이 감독으로서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원정 팬들 앞에 서서 사퇴 의사를 전했다는 사실에 대해 변 감독은 "구단과 별도로 상의한 상황은 아니다. 지금껏 나는 내 판단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기하는 스타일이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내가 수원삼성에 부임한 이유는 승격을 하기 위해서이다.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에 만족하면 안 되는 팀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다른 팀과 다르기 때문에 내가 나 스스로 승격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난 피할 마음이 없고,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내 인생을 설계하지 않았다. 오늘 이 결과에 따라 내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봤다"라며 사퇴 의사를 인정했다.
변 감독은 또한 팬들 앞에서 큰 절을 했는데, 이 질문을 받자 눈물을 보이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변 감독은 눈물을 닦은 뒤 "너무 죄송했다. 내가 어떤 말을 하거나 어떤 말을 하거나 위로를 해도 위로가 안 될 거 같다"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1년 내내 우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도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고 지지를 해주셨는데 보답을 못한 부분 때문에 위로가 안 되겠지만 몸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다. 계획된 게 아니라 충동적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말하지만 내 말과 행동이 우리 팬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 거다"라며 "그래도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고, 책임을 회피하고 싶지 않았다. 이게 진정으로 표현한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선수들도 잘 극복하고 내년에 1부로 승격하기를 응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제주월드컵경기장 / 권동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