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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개 미끼·나체 영상 협박’…캄보디아 스캠 단지 급습해 29명 검거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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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개 미끼·나체 영상 협박’…캄보디아 스캠 단지 급습해 29명 검거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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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태국서 스캠 단지 적발
피해자 27명에 25억원 뜯은 ‘여성 소개’ 사기
수사기관 사칭·여성 피해자 나체 영상 요구로 1억여원 피해도

동남아에 범죄단지를 꾸리고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사기 범죄를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을 소개해주겠다고 속인 뒤 가입비를 편취하거나, 수사관을 사칭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범죄단지를 소탕해 총책과 조직원 총 29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이 소탕한 캄보디아 조직은 태국 국경과 맞닿아 있는 포이펫 지역에 범죄단지를 꾸렸다. 포이펫은 사기 단지가 밀집해 있고, 고문 시설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4일 오후 3시(현지시간) 경찰은 스캠 단지에서 총책과 조직원 총 15명 검거했다. 이들은 성매매 등을 위해 여성을 매칭시켜주겠다며 가입비를 받은 뒤 이를 빼돌렸다. 피해자 27명에게 총 피해액 25억8900만원을 편취한 일당은 조직원만 66명에 달했다.

경찰은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의 핵심 첩보를 바탕으로 코리아전담반을 투입해 검거에 나섰다. 충남청은 지난 10월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64명 가운데 45명을 수사한 캄보디아 사태 집중수사관서 중 한 곳이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외벽에 철조망이 깔려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외벽에 철조망이 깔려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찰은 태국에서 또 다른 범죄 조직도 검거했다. 태국 방콕에 사무실을 차리고 지난 9월부터 수사기관 사칭한 이들은 2달여간 약 1억원을 편취했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데, 여성 피해자들에게는 구속영장과 관련해 ‘신체수색’을 해야 한다며 나체 영상을 요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이 사무실에 급습할 때까지도 사기를 자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검거 당시에도 범행하고 있어 향후 발생할 더 큰 피해를 방지했다”고 밝혔다. 10월부터 수사를 이어간 경찰은 4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경찰주재관과 협력관 등이 태국 당국과 합동으로 검거에 나섰다. 이러한 글로벌 공조 작전(Breaking Chains)을 통해 조직원 14명이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검거는 캄보디아 사태 이후 경찰과 국제기구, 여러 나라가 공조 작전을 펼친 첫 성과다. 글로벌 공조 작전은 스캠범죄를 포함한 초국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청 주도로 인터폴 등 국제기구 3곳과 태국·캄보디아·미국·중국·일본 등 16개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추적과 합동 검거 작전에 나서는 것을 말한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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