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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을 품은 '명가 재건'의 아스톤 빌라와 지는 방법을 잊은 '18경기 무패' 선두 아스널의 패권다툼이 이번 주말을 장식한다.
아스톤 빌라와 아스널은 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아스톤 빌라는 8승 3무 3패(승점 27점)로 3위, 아스널은 10승 3무 1패(승점 33점)로 리그 선두에 위치해 있다.
# 선두 아스널 vs 3위 빌라, 상위권 판도는 어떻게 될까?
아스널은 지난 9월 리버풀전 패배 이후 18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브렌트포드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5점 차를 유지했고, 수비에 안정성을 기하며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가는 중이다.
아스톤 빌라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4-3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리그 3위를 유지, 선두 아스널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좁힌 상태다. 특히 올리 왓킨스의 멀티골을 위시하며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다. 시즌 초반 부침이 있었지만, 완벽히 궤도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맞대결에서 빌라가 승리한다면 선두 경쟁은 다시 혼전 양상으로 흘러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스널이 승점 3점을 가져오면 2위권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독주'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타이틀 레이스'가 이 경기로 인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맞대결은 보다 중요하다.
# 아스널 수비진 붕괴, 시험대 오른 아르테타의 용병술
아스널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수비와 중원에서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레안드로 트로사르, 카이 하베르츠가 부상으로 스쿼드를 이탈해 있다. 여기에 더해 브렌트포드전에서 센터백 크리스티안 모스케라가 전반 종료 직전 다리에 충격을 입은 채 피치를 떠났고, 경기 막판에는 데클란 라이스까지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되었다. 라이스는 경미한 부상으로 확인되면서 출격을 예고하고 있지만, 정상 컨디션인지는 불확실하다.
아스널은 다비드 라야 골키퍼 앞에 리카르도 칼라피오리–피에로 인카피에–율리엔 팀버–벤 화이트로 구성된 새로운 4백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다소 급조된 수비 라인이 얼마나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마르티네스 부상에 울고, 왓킨스 득점포에 웃었다
빌라 역시 최후방에 변수가 있다. 브라이튼전에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워밍업 도중 등 부상을 호소하며 제외됐고, 새로 영입된 골키퍼 마르코 비조트가 급히 선발로 나섰다. 초반 실수로 실점까지 허용했지만, 경기 막판에는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에메리는 아스널전에서 마르티네스를 무리하게 복귀시킬지, 혹은 비조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지 고민해야 한다. 마르티네스의 복귀전이 될 경우 친정팀의 독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그림이 완성된다.
한편 공격에서는 왓킨스의 부활이 가장 눈에 띈다. 브라이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최근 부진을 한 번에 씻어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왓킨스가 다시 타이틀 레이스에 뛰어든 빌라의 간판 공격수 역할을 되찾았다"고 평가하며 에메리의 황태자의 화려한 재기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 에메리vs아르테타, 추격이냐 독주냐
감독 매치업도 빅 매치답게 스토리가 풍부하다. 아스톤 빌라를 이끄는 에메리는 아스널 전 감독이다. 비록 아스널에서는 좋은 모습으로 일관하지는 못했지만, 빌라 부임 이후 그는 전술적 디테일과 조직적인 라인 조절로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감독으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도 '성장형 감독'의 아이콘이다. 어려운 시절도 있었고 비난의 중심이 됐던 적도 있었지만, 팀을 우승 경쟁권에 올려놓고 이번 시즌 선두를 지켜내며 팀과 같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올여름 미드필더 마르틴 수비멘디와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공격 자원 빅토르 요케레스와 노니 마두에케, 에베레치 에제까지 대거 영입하며 구단도 아르테타에 대한 믿음을 내비쳤다.
에메리 부임 이후 빌라는 큰 경기에서 아스널의 약점을 찌르는 전술(빠른 전환, 강한 압박, 세트피스)을 보여주며, 실제로 지난 시즌에도 우승 경쟁 중이던 아스널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이번에도 에메리는 홈 이점을 앞세워 높게 라인을 올리는 아스널의 뒤 공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는 아르테타는 부상으로 땜질된 수비 라인을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에서 경기 플랜을 짤 가능성이 크다. 두 감독의 두뇌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이 경기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 최근 5경기 2승 1무 2패, 알 수 없는 경기 향방
상대 전적 면에서 역사적으로는 아스널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양 팀의 전체 프리미어리그 상대전적을 보면 승리 횟수에서 아스널이 크게 앞서 있으며, 빌라가 강등과 잔류를 오가던 시기에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5경기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두 번씩 패배를 선사하며, 2승 2패를 기록했고 그 사이 무승부 1회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아스널이 확실한 강호이지만, 빌라도 충분히 고춧가루를 뿌릴 전력을 갖췄다.
현지에서도 전체적인 스쿼드와 전력은 아스널이 위지만, 최근 몇 년간만 보면 빌라는 아스널에게 유난히 까다로운 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상황에서 두 팀의 경쟁 관계를 서술하듯, 이번 맞대결 역시 복수와 추격이라는 이중 서사가 공존한다. 이번 주말, 두 스페니시 감독의 희비는 필연적으로 엇갈린다.
글='IF 기자단' 6기 하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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