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남은 시간은 5년…AI를 성장 동력으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특별대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을 주제로 열린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BOK-KCCI) 공동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부인하면서 우리 정부는 민간이 AI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자원을 아끼지 말고 투자하고 미국, 중국과 같은 선진국의 자원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최 회장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7년 이내에 1400조 원을 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특별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AI 산업을 보면 버블(거품)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AI의) 퍼포먼스와 생산성이 나오지 않으면 폭락 상황으로 갈 것인데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이미 많은 기업이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시장이 움직이면서 AI가 인간 생활에 상당히 많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고 이미 저희는 AGI 시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본다"며 "(오늘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초지능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그런 것처럼 새로운 유형의 AI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은 항상 오버슈팅(충격이 가해졌을 때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오르거나 내리는 현상)한다"며 "당연히 지금도 보면 어느 정도의 버블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의 AI 산업 경쟁력이 어느 정도냐'는 이 회장의 질문에 "국가는 민간이 (AI) 주도권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이 넣는 지원은 (경쟁국과 비교할 때) 그렇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매년 쏟아져 나오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계열 학생만 350만 명이고 그중에 AI로만 절반만 가도 어마어마한 숫자가 AI로 들어갈 것인데 우리는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고도 했다.
또한 "제조 AI를 해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는데 우리나라의 가장 빠른 스타트업에선 1년 정도 걸리지만 중국에선 6개월 이내에 한다"며 "속도는 두 배로 떨어지는데 지원이라도 많이 넣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이 갖고 있는 시장, 지원 등을 역이용할 필요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지원만 모두 가져다가 혼자서 하겠다는 것은 해답이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목표하고 있는 글로벌 AI 3강에 대해서도 "최소한 앞에 있는 2강(미국, 중국)과 차이가 좀 적어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7년 이내에 1400조 원을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견을 전제로 "경쟁에 제대로 뛰어들려면 20GW 정도의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7년 안에 만들어야 한다"며 "1GW에 70조 원이니 1400조 원을 넣어야 된다"고 했다. 그는 "물론 대한민국 돈으로 다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매년 200조 원 정도쯤은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잠재 성장률이 0%대로 내려가고 이 상태가 5년 후쯤 거의 마이너스로 내려갈 상황에 봉착했다"며 "(잠재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그다음에 회복 불가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시간은 5년"이라며 "경제를 견인하지 못하면 그동안 누려온 경제 성장, 70년에 걸쳐 일으켰던 성장의 신화가 다 소멸되는 상황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간이 별로 없고 AI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성장 동력으로 끌어내는 것이 대한민국에 중요한 일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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