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회의에서 내란재판부·법 왜곡죄 논의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정기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5일 “사법제도가 그릇된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그 결과는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이며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정기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에서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중대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한 번 제도가 바뀌면 그 영향이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그리고 오랜 세월 지속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법제도 개편은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이론과 실무를 갖춘 전문가 판단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오는 9~11일 법원행정처와 법률신문이 공동 개최하는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에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한편 “사법부는 올해 사회적 혼란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성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형사전자소송시스템 도입과 세종 국제 컨퍼런스 개최를 꼽았다. 이어 “내년도 사법부 예산이 상당 부분 증액됨으로써 법원 구성원의 각종 수당 부족 문제 개선을 비롯해 신속한 재판 지원, 회생법원 이전·설치, 사법부 공간 최적화, 안전한 법원 구현을 위한 보안 강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차별없는 법원 구현 사업 등 핵심 과제를 보다 충실히 이행할 수 있게 됐다”며 “국회와 정부,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는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내는 것만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장님들께서는 사법행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주시어, 법원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 주시기 바라고,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들께서도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수행한다는 자긍심을 가슴에 새기고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날 법원장회의는 조 대법원장 인사말을 시작으로 개회했다. 법원장회의는 의장인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해 대법원장을 제외한 전국 각급 법원장 37명과 법원도서관장, 사법연수원장 등 43명이 모이는 최고위 법관 회의체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 왜곡죄 신설 등 사법부 압박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5일 전국법원장회의가 열린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법원장들이 회의장을 향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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