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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TF 투자 위해 운용사가 달러를 과도하게 바꾸는지까지 들여다 본다는 금감원, 민간 회사의 투자 전략도 당국 눈치봐야 하나

조선일보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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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TF 투자 위해 운용사가 달러를 과도하게 바꾸는지까지 들여다 본다는 금감원, 민간 회사의 투자 전략도 당국 눈치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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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건물 앞 깃발./뉴스1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건물 앞 깃발./뉴스1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60원대 고공 행진을 하자, 금융감독원이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운영하는 자산운용사의 해외 투자 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해외 ETF 운용을 위해 국내 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과도하게 바꾸는지 따져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 금융회사의 투자 전략까지 감독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냐는 말이 나온다.

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부터 주요 증권사에 대한 해외 투자 영업 실태 현장 점검을 벌이는 데 이어 향후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가 해외 ETF 등 해외 투자 상품을 만들 때 환율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지, 국내 주식 상품 개발에 소극적이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운용사들이 해외 주식 상품 개발 실적을 주요 성과로 삼고 있지는 않은지도 점검 대상이다.

우선 자산운용사의 해외 ETF 중 환헤지 상품 비율이 줄어든 게 점검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환헤지는 해외에 투자할 때 원화 환율이 떨어져도 주식 투자 수익을 챙길 수 있도록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현재 환율로 고정하는 투자 방법이다. 그런데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당장은 미국 투자를 위해 국내에서 달러를 조달해야 해 달러 수요를 부추기게 된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주식 ETF 438개 중 환헤지 상품은 21.5%(94개)인데, 1년 전에는 해외 주식 ETF 344개 중 환헤지 상품이 25.9%(89개)였다. 환헤지 상품 비율이 떨어졌고, 수량도 전체 94개 늘어날 때 환헤지 상품은 5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율 리스크에 대한 고려 없이 상품을 쏟아낸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원화 환율의 출렁임이 그대로 수익률에 반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자 수요를 반영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헤지를 하려면 비용이 추가로 붙기 때문에 투자자 선호도가 낮다”며 “특히 환율이 오를 때는 환헤지를 하지 않아야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운용사들이 그에 맞춰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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