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1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 2025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경찰청이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현지 경찰 등과 공조해 스캠(사기) 범죄를 벌이던 한국인 등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한국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인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사슬 끊기)’의 첫 사례다. 이 작전에는 인터폴과 아세아나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개 국제기구와 미국·중국·일본·캄보디아·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경찰은 4일(현지 시각) 오후 3시쯤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한국 국적의 범죄 단체 총책과 조직원 15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여성을 매칭해 주겠다며 가입비 등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으로부터 총 25억89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작전은 지난달 11일부터 12일간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공조 작전 회의에서 한국 경찰이 캄보디아 경찰 고위급과 양자 회담을 통해 검거 작전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국은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을 꾸려 검거를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제공한 핵심 첩보를 바탕으로 캄보디아 코리아 전담반이 현지 치안 당국과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경찰은 또 지난 4일 태국 경찰과 함께 방콕 내 사무실을 급습해 태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 당시 수사관이 현장에 들이닥칠 때도 범행을 지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인원 중 4명은 중국 국적 신분증을 소지했으나, 허위 신분증일 가능성도 있어 구체적인 신상을 파악 중이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약 1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성 피해자들에게 수사관 행세를 하며 구속영장 발부 관련 신체수색을 위한 나체 영상을 요구한 혐의 등도 있다.
경찰청은 지난 10월부터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와 함께 조직원들의 추적단서를 수집해왔다. 이후 브레이킹 체인스를 통해 양국이 합동 검거 계획을 세웠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브레이킹 체인스를 바탕으로 현장 수사관들이 초국가 범죄에 대응한 국제공조 우수 사례”라며 “코리아전담반 등 경찰 파견 인력과 해외 법 집행기관과 긴밀한 협력으로 국제 범죄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h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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