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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자개장에서 새 가치를 찾다”…미지음디앤씨 [스타트업in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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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자개장에서 새 가치를 찾다”…미지음디앤씨 [스타트업in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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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한때 ‘자개장’은 고가의 가격에도 혼수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구로 인기를 끌며 집 안을 장식했다. 하지만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아파트 중심의 주거 구조 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자개장 무료로 가져가 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폐기물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이렇게 버려진 자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 리퍼니처 기업 미지음디앤씨 송미영 대표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디자인으로 자개장에 새 가치를 부여한 송미영 대표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났다.

송미영 미지음디앤씨 대표 / 출처=IT동아

송미영 미지음디앤씨 대표 / 출처=IT동아


건축·공간디자인 전문가인 송미영 대표는 실내건축 시공·설계 사업을 7년 넘게 해오다 시장 변화를 맞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던 중 ‘폐자원 기반 전통·환경 리퍼니처(Refurnishing)’라는 영역으로 답을 찾았다. 미지음디앤씨 리퍼니처 브랜드 ‘아람채(ARAMCHAE)’의 탄생 배경이다.

송미영 대표는 “아람채는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전통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한다. 전통 문화와 환경 보호의 공존을 꾀한다”며 “일례로 버려지는 자개장을 수집해 새로운 가구·인테리어 소재로 탈바꿈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자개장이 집 한 채 값에 달할 정도로 값비싼 가구였다. 부모님 세대는 그 가치를 알지만, 요즘 세대는 쓰임을 모르니 그냥 버리곤 하는데,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정갈한 전통 창호 디자인에 자개를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후 아람채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한다”고 말했다.

버려진 자개장을 서랍장으로 다시 디자인한 모습 / 출처=IT동아

버려진 자개장을 서랍장으로 다시 디자인한 모습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폐자개장의 문짝·패널 일부를 활용하면서도, 전체적인 형태는 현대적 미니멀리즘을 유지해 전통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아람채 제품군을 형성하고자 한다. 자개장 파츠를 활용한 의류수납장 겸 행거나 자개 장식을 소파 하부에 적용한 현대식 소파, 자개 + 목재 + 프린팅 패널을 결합한 파티션 및 벽 마감재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자개장 파츠를 활용한 행거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 파츠를 활용한 행거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 파츠를 활용한 쇼파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 파츠를 활용한 쇼파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 파츠를 활용해 꾸민 거실 벽면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 파츠를 활용해 꾸민 거실 벽면 시안 / 출처=미지음디앤씨


자개장에 담긴 스토리를 제품에 새긴다…감성 기반 제품 출시 예정

아람채의 차별성은 디자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송미영 대표는 “자개장을 소유한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제품을 둘러싼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자개장을 보며 쌓은 기억이나 자개장을 구입한 부모, 조부모와 관련한 추억”이라며 “그 스토리를 수집해 제품 내부에 명판으로 새겨 전달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소비자는 단순히 중고가구를 구입하는 게 아니라 제품이 지나온 이야기를 접하면서 역사와 감정이 담긴 리디자인 제품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미영 대표는 풍부한 공간 인테리어 경험을 지닌 전문가다. 지하철 승강편의시설, 초중학교 환경개선, 공공도서관 인테리어 등의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노인 친화 가구를 설계한 미지음디앤씨 / 출처=미지음디앤씨

노인 친화 가구를 설계한 미지음디앤씨 / 출처=미지음디앤씨


송미영 대표는 “미지음디앤씨는 공간 경험이 풍부한 인테리어 기업이기 때문에 리퍼니처 가구사업 역시 기능·시공·안전·디자인 전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에서 작업한다는 강점이 있다”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활동하며 다른 입주사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열정과 감각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다른 세대의 의견을 제품 개발과 디자인 방향 설정에 큰 자극제로 삼고 있다. 서울과기대 덕분에 작업 공간뿐만 아니라 창업교육, 홍보 멘토링 등의 지원도 받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인 미지음디앤씨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송미영 대표는 “스타트업이라는 한계와 자개장 소재 특성상 표준화와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신 리퍼니처 제품에 우리만의 스토리와 디자인을 담아 수작업 품질로 승부하겠다”며 “공공·교육기관 시공 경험에서 비롯된 높은 신뢰도와 감성 기반 리퍼니처라는 독창적 시장 포지션, 친환경·전통·K-컬처 트렌드를 두루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미영 미지음디앤씨 대표 / 출처=IT동아

송미영 미지음디앤씨 대표 / 출처=IT동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 계획도 수립했다.

송미영 대표는 “성수 갤러리나 편집숍 등에 제품을 전시해 판매할 계획이며, 자개장에 추억이 있는 해외 거주 한인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가구를 직접 보러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오늘의 집과 같은 플랫폼에 입점해 온라인에서 360도로 제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자개장뿐만 아니라 기와나 한옥 문짝 등을 모아 재활용한 제품도 만들 계획이다. 전통을 단순히 ‘옛것’이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고 다시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새기고 싶다. 아람채 자개장 리퍼니처 가구는 그 첫걸음이다. 전통의 기억을 오늘의 디자인으로 되살리는 문화적 리퍼브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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