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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업銀, '수·금' 5시 퇴근…은행권, 근로시간 단축 국책은행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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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기업銀, '수·금' 5시 퇴근…은행권, 근로시간 단축 국책은행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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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수·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를 개시했다. 형식적으로는 퇴근 후 비대면 연수를 수행하는 방식이지만 내부 직원 사이에서는 사실상 '주 4.75일제'라며 반기고 있다. 은행권 노사가 당초 합의한 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를 넘어 정부의 핵심 과제인 근로시간 단축에 국책은행이 앞장서는 분위기다.

7일 기업은행 안팎에 따르면 기업은행 직원들은 이달 들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1시간씩 조기 퇴근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0월 금융 노사가 합의한 '금요일 1시간 단축'을 넘어, 수요일까지 대상을 확대한 파격적인 조치다. 기업은행 노사간 단체협약 체결에 따라 이달부터 시범 운영을 개시했다.

은행 지점의 고객 영업시간은 종전의 오후 4시로 유지한다. 영업 현장에서는 오후 3시30분부터는 창구 업무 마무리를 유도하고 있다. 오후 4시 영업 종료 이후 정리 시간을 단축해 5시 퇴근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다.

조기 퇴근 후 1시간은 '자기계발 시간'으로 대체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비대면 자율 금융연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퇴근길 모바일 등을 통해 금융 직무나 내부통제 관련 영상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 파견 등 별도 근태 입력 절차가 필요한 만큼 엄밀한 의미의 근로시간 단축 내지 조기 퇴근은 아니라는 게 기업은행의 공식 입장이다.

한 기업은행 직원은 “형식상으로는 근무 장소를 옮겨 연수를 듣는 것이라 근태 등록이 필요하지만 PC 오프 시간이 1시간 빨라진 만큼 만족도가 높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의 '주 4.75일제'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 기업은행의 수·금요일 1시간 단축 근무는 앞서 도출한 산별 교섭안 대비 큰 진전이라는게 기업은행 직원들의 평가다. 지난 10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회는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임금 3.1% 인상 등을 포함한 산별 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업은행의 이번 수·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는 향후 시중은행 근로시간 단축 확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개별 사업장은 산별 교섭안보다 후퇴된 내용의 단체협상을 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강한 의지를 가진 만큼 타행으로도 이런 기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가운데서도 국책은행이 선도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총대를 메고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시중은행 노조 차원에서도 단체 협상에서 적극적인 근로시간 단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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