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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불황 칼바람’…40세부터 짐 싼다

헤럴드경제 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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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불황 칼바람’…40세부터 짐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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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플레어 장애…LoL·퍼플렉시티·리멤버 등 접속 오류
GS리테일·롯데 등 희망퇴직 단행
세븐일레븐 40세·LG생활건강 35세
“소비부진에 비용 효율화 필요성 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업황이 악화된 유통·식음·뷰티 업계가 잇따라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허리’ 연차로 꼽혔던 만 40세, 30대까지 대상자에 오르는 등 희망퇴직 문턱이 낮아지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와 홈쇼핑 GS샵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만 46세 이상,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연봉 1.5배 수준의 위로금, 자녀 1인당 학자금 최대 4000만원을 지원하는 조건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비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지만 올해는 조직개편 이후 진행되어 희망자들로부터 신청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 유통·식품 계열사들도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는 근속 10년 이상, 롯데멤버스는 근속 5년 이상, 만 45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10월 희망퇴직을 받았다. 사원급은 만 40세 이상 또는 현 직급 8년 이상, 간부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10년 이상 근속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롯데칠성의 경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이어 사업 전반을 슬림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크러시·클라우드 생맥주 제품 2종 생산도 중단한다. 호프집 등 외식·유흥 채널에 공급되던 대용량 제품으로, 최근 외식·유흥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LG생활건강은 10~11월 백화점·면세점 판매·판촉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자는 만 35세 이상, 1990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였다. 이번 희망퇴직은 오프라인 채널 축소 흐름에 맞춰 인력을 재조정하기 위한 조치다.

고환율, 관광 트렌드 변화 등으로 업황이 둔화된 면세 업계도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 현대면세점은 올 상반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2021년 12월 이전 입사한 부장급 이하 5년차가 대상이었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에선 11번가가 올해까지 3년 연속 희망퇴직을 받았다.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도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몸집을 줄이는 중이다.

유통업계에서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으로는 불황에 따른 소비 부진이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은 294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다만 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했다. 실질 소비는 올해 1분기(-0.7%), 2분기(-1.2%)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로 소비가 줄면서 비용 효율화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채널이 축소되고 AI(인공지능)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어 희망퇴직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