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46만명 대상 대규모 임상
표준용량 대비 입원율 감소 효과 입증
캐나다 NIP 도입…일본도 급여 적용
국내서도 독감 예방위해 도입 목소리
표준용량 대비 입원율 감소 효과 입증
캐나다 NIP 도입…일본도 급여 적용
국내서도 독감 예방위해 도입 목소리
서울 시내 한 의원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 |
65세 이상 고령층에 고용량 독감백신이 표준용량 백신 대비 우월한 예방효과가 있다는 첫 대규모 임상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인 의학저널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전 세계 보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NIP) 도입의 당위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심장내과 니클러스 더비 요한센 등 연구진이 진행한 노인 입원에 대한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FLUNITY-HD) 임상 시험 결과가 지난 10월 영국 의학저널 ‘란셋’에 게재됐다.
여러 시즌에 걸쳐 약 46만명의 65세 이상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 기존(표준)용량 백신 대비 실험실 확진 독감 입원을 31.9% 감소시켰으며, 독감 또는 폐렴, 심폐질환에 인한 입원을 각각 8.8%, 6.3% 감소했다. 전체 입원율은 2.2% 감소하는 등 감염과 입원 모두에서 최초로 우월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고용량 백신은 표준 백신 대비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 입원에 대한 우수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며 “심폐소생술 입원, 실험실에서 확인된 인플루엔자 입원 및 모든 원인으로 인한 입원의 발생률을 감소시켜 고용량 투약이 상당한 공중 보건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심장학회(ACC)는 “HD-IIV(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가 SD-IIV(표준용량 배신)에 비해 입원 결과 환자, 임상의, 의사 결정권자에게 매우 중요한 중증 결과에 대한 우월한 보호 효과의 첫 번째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의학정보 사이트 ‘메드스케이프(Medscape)’는 HD-IIV의 광범위한 채택이 “고령층과 의료 시스템 모두에 대한 인플루엔자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독감 사망자의 80% 이상이 65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이에 독감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면역노화로 인해 표준용량 백신 접종 시 항체 형성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고용량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NIP 사업에서는 고령층에도 표준용량 백신만을 공급하고 있다.
고령층에 고용량 독감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국회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해외 주요국에서 고면역원성 백신을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 NIP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2년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고용량 독감백신 또는 면역증강제(adjuvant) 백신을 우선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65세 이상 대상으로 고용량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고, 일본에서는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전달한 정책 의견서에서 “독감 사망자의 ⅔가 60세 이상 고령자라는 통계가 있듯이, 독감은 노인들에게 위협적인 감염병”이라며 “현행 백신으로는 고령자의 독감 예방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고용량 백신 접종을 국가예방점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시니어 전용 고용량 독감 백신은 사노피의 ‘에플루엘다’가 유일하다. 에플루엘다는 표준용량 독감백신 대비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해, 고령자에서 강화된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개발됐다. 최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