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 섬과 바다의 역사·가치 재조명…“이익보다 의미·가치 중시”
사진 I 스타투데이DB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이른 바 리얼리티 갑 ‘김 부장’ 캐릭터로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류승룡이 몸값 절정의 상태에서 다큐 영화 ‘파시’(감독 강제윤·최현정)에 출연을 결심해 업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강제윤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류 배유가 ‘형님, 파시 영화 나레이터로 왜 안불러 주셨어요?’하며 섭섭해 했다”고 운을 뗀 뒤 “촬영으로 바쁜 사람을 부르기 미안했다. 그리고 파시는 나레이션을 쓰지 않는다 했더니, 대뜸 ‘그럼 모데레이터로 출연하게 해주세요’했다. 그렇게 류승룡의 출연이 확정됐다”고 적었다.
강 감독은 “수억원의 게런티로도 모시기 어려운 명배우가 아주 작은 독립 다큐 영화에 출연해 주기로 한 것”이라며 “이 어찌 큰 선물이 아니겠는가. 그것도 잠깐의 특별 출연이 아니라 다큐 영화를 이끌어가며 안내자 역할을 하는 모데레이터로 출연하기로 했다”고 감동했다.
또한 “그동안은 나그네 혼자 모데레이터로 출연 중이었는데 절반은 류배우가 담당해 주기로 했다. 역할분담을 하기로 했으니 나그네의 짐도 덜어지게 됐다”고 재차 고마워했다.
더불어 “게다가 러닝 게런티로 출연하기로 했다. 상업성이 1도 없는 기록 영화이니 사실상 노게런티에 가깝다”고도 강조했다.
강제윤 감독 SNS |
섬연구소에서는 올해 초부터 섬과 바다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하는 다큐 영화 ‘파시’를 제작 중이다.
올해는 나그네와 최현정이 공동 감독해 제작한 ‘흑산도 파시’를 완성해 지난 8월15일 흑산도 현지에서 열린 제1회 흑산 섬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파시는 파도 위의 시장을 뜻한다. 즉, 해상 시장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파시는 수백년 동안 우리 바다에서 이루어졌던 엄청난 규모의 해상 시장이었다.
그 시절 나라의 핵심 산업이었지만 섬과 해상 문화, 역사에 무관심한 풍토 탓에 잊혀진 역사가 되고 말았다. 아메리카 대륙의 서부 개척 시대에 비견될 만큼 우리 섬과 바다의 황금 시대를 구가했던 파시의 역사를 복원하고 기록하기 위해 섬연구소에서 다큐 영화 ‘파시’를 제작하고 있다.
섬연구소는 올해 ‘흑산도 파시’를 시작으로 연평도, 위도 조기파시와 임자도 타리 민어파시, 청산도, 욕지도 고등어 파시, 조도 꽃게 파시, 영덕 축산 파시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확장판을 제작할 계획이다.
강 감독은 “‘김부장 이야기’의 히트 이후 가장 핫한 대세 배우의 첫 행보가 돈을 더 벌 수 있는 상업 영화가 아니라 돈은 안되지만 섬과 해양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가치’ 영화에 출연인 것은 의미심장하다”면서 “이익보다 의미와 가치를 중시하며 살아가는 류승룡 배우다운 선택이다. 우리 섬과 해양 역사에 큰 축복이며 기리남을 업적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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