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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인력난 돌파구는 모듈러"…정부·건설업계 동시에 판 키운다

아주경제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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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인력난 돌파구는 모듈러"…정부·건설업계 동시에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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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탈현장 공법' 전환 준비
정부, 특별법 추진해 성장 기반 마련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 A-1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시흥거모 공공주택지구 A-1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이코노믹데일리] 건설업계가 모듈러 공법을 현장에 빠르게 적용해 나가고 있다. 단순한 신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굳어진 산업구조에서 ‘공장 제조형 건설(탈현장)’로의 체질 전환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모듈러를 지목하면서 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시흥거모 A-1BL 공공주택건설사업을 수주했다. 6개 동, 801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는 3개 동을 스틸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한다. 이 중 한 개 동은 국내 스틸 모듈러 단지 중 최고층인 14층으로 건설된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둔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한 후 마감하는 방식의 건설 기술이다. 날씨 영향을 적게 받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균일성한 품질을 갖춘다는 것이 특징이다.

GS건설은 이번 현장에 자체 특허 기술인 고층 모듈러 내화 기술과 모듈 간 접합 기술을 적용할 예정라며 이번 사업이 국내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듈러 건축에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앞다퉈 관심 두고 있다.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3층 규모 모듈러 주택을 준공한 바 있다. 또 현대제철과 함께 ‘모듈러 랩’을 구축해 구조 안정성·설계기술 고도화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17년부터 건축구조모듈팀을 운영해 왔고 40건이 넘는 특허를 확보해 둔 상태다. 전남 구례에는 모듈러 단독주택 타운형 단지를 선보이며 시장 저변을 넓혔다. 삼성물산은 천안에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해 설계, 생산, 시공 효율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역시 모듈러 확대 흐름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월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모듈러 주택 보급 활성화를 핵심 정책으로 제안했으며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규제 해소와 인센티브 강화, 250억원 규모의 기술 개발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건설사의 모듈러 시장 진출에는 업황 악화 영향도 주요했던 것으로 꼽힌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공장 생산 비중을 높이는 ‘탈현장 공법’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부가 안전관리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 사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2003년 8억원에서 2023년 8055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모듈러 공동주택 시장은 올해 2538억원에서 2030년 1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듈러가 실험적 기술로 취급됐지만 지금은 현장 인력난과 공사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적인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특별법 추진까지 예고된 만큼 정책·민간 수요가 동시에 커지는 시기를 기대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우용하 기자 wooyh105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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