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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인도의 밀착을 공식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부터 이틀간 인도에서 열리는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이 양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를 시험대에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중요한 경제적, 외교적 생명선인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4년 만에 인도를 방문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국방, 무역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하며, 러시아는 특히 저렴한 자국산 원유와 최신 무기를 인도에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여러모로 민감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며칠 전 미국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거부하고 인도로 날아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브 윗코프 특사를 모스크바에서 직접 만나 협상을 벌었으나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 대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결단을 미뤘다.
중국 견제라는 공동 목표로 20년간 우방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과 인도와의 관계도 크게 냉각된 상황이다.
러시아의 석유 수입이 감소해야 우크라이나 종전이 가능하다고 보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판로가 막혀 저렴해진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해온 인도에 지난 8월 50%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교역국에 부과한 관세 중 최고 수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에너지 분석가들은 14억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막대한 에너지 수입이 필요한 인도가 결국에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회사들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각종 제재와 압박에도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및 국방 협력을 유지하기로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분노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회동은 "두 나라 간의 지속적인 관계의 상징이자 두 나라 모두 미국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면서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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