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스마트머신 사업 총괄 닛케이 인터뷰
"AI가 로봇 제어하는 '피지컬AI' 시대…미·중이 주도"
소니 로봇견 '아이보'·혼다 '아시모'도 옛말
"산업용 로봇은 여전히 최강…기반 살려 AI 접목해야"
"AI가 로봇 제어하는 '피지컬AI' 시대…미·중이 주도"
소니 로봇견 '아이보'·혼다 '아시모'도 옛말
"산업용 로봇은 여전히 최강…기반 살려 AI 접목해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은 더 이상 로봇 대국이 아니다.”
엔비디아에서 스마트머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무랄리 고팔라크리슈나 사업본부장은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은 새로운 인공지능(AI) 흐름에 뒤처져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AI 반도체와 가상공간에서의 학습 환경 등을 세계 각국 로봇 관련 기업에 공급해 온 만큼, 글로벌 동향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2016년 엔비디아에 합류하기 전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으며, 플랫폼 및 기술 전략 부문의 글로벌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휴대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부터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담당했다.
엔비디아에서 스마트머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무랄리 고팔라크리슈나 사업본부장은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은 새로운 인공지능(AI) 흐름에 뒤처져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AI 반도체와 가상공간에서의 학습 환경 등을 세계 각국 로봇 관련 기업에 공급해 온 만큼, 글로벌 동향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2016년 엔비디아에 합류하기 전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으며, 플랫폼 및 기술 전략 부문의 글로벌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휴대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부터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담당했다.
(사진=엔비디아 블로그) |
1999년 일본 소니는 반려견 로봇 ‘아이보’(AIBO)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이듬해 혼다도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를 공개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일본은 로봇 산업에서 전 세계를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고팔라크리슈나는 “당시엔 하드웨어 중심 개발이었다. 이젠 AI가 로봇을 자율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도래했다. 이는 꽤 오랫 동안 이어질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을 상징하는 분야로 휴머노이드를 꼽았다. 이어 일본의 휴머노이드 개발에 대해서는 “늦었다”고 직설적으로 평가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일본이 산업용 로봇에선 여전히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야스카와전기와 파낙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존재다. 산업용 로봇에서 일본만큼 두터운 생태계를 가진 나라는 없다”고 짚었다.
실제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일본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생산의 약 38~45%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 로봇 제조국으로 꼽힌다. 일본 국내 설치 로봇 중 수입품 비율은 2% 수준에 그칠 정도로 자급력도 높다.
그러나 고팔라크리슈나는 “AI 성능의 비약적 발전과 더불어,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센서 등 하드웨어와 주변 환경이 갖춰지면서 피지컬 AI는 ‘챗GPT 모멘트’를 맞이하고 있다. 피지컬 AI 확산으로 주방이나 요양 현장처럼 그동안 로봇 도입이 어려웠던 영역에서도 로봇 활용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관련 시장 규모가 50조달러(약 7경 375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일본 파낙과 야스카와전기가 AI 부문에서 뒤처져 엔비디아 등 해외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는 점, 대학과 스타트업 역시 엔비디아 기술에 의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와세다대학이 개발한 인간형 돌봄 로봇 ‘아이렉’(AIREC), 도쿄 스타트업 겐키로보틱스 등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고팔라크리슈나는 “여전히 기업 수가 적고 미국·중국이 구축한 에코시스템과는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휴머노이드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참여 기업 수가 (일본과는) 자리 수가 다를 정도로 많다”며 “최근엔 로봇 본체뿐 아니라 로봇에 범용 동작을 학습시키는 ‘기반 모델’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전반적인 상황을 조망해보면 일본은 더 이상 예전처럼 로봇 대국으로 불리기 어렵다”는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다만 “제조 라인이나 공작 기계와 통합된 로봇들을 AI화하는 데에서 일본은 큰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일본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언급하며 “일본 기업은 일단 엑셀을 밟기 시작하면 속도가 빠르다”면서도 “변화에 신중한 문화 탓에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이 휴머노이드 개발에서 뒤처진 요인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이미 주요 기업들은 AI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방향성은 옳고 이제는 속도의 문제”라며 일본이 그동안 쌓아온 산업용 로봇 기술력과 생태계를 토대로 거스를 수 없는 AI화의 거대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직면한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는 로봇 도입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짚었다. 고팔라크리슈나는 “세계에서도 일본과 중국만이 본격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과제”라며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 있어서도 일본 로봇 관련 기업과의 거래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