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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 왜 못 나오고 있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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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 왜 못 나오고 있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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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뉴욕 링컨 센터 재즈 공연장에서 열린 2025 뉴욕 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앤드루 로스 소킨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무대에 올라 대화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뉴욕 링컨 센터 재즈 공연장에서 열린 2025 뉴욕 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앤드루 로스 소킨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무대에 올라 대화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경제, 군사 등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 발표가 수주째 지연되고 있고, 그 배경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있다고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이 중국 관련 내용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뿐 아니라 독일 등 미군이 주둔 중인 동맹국들은 새 안보전략에 따른 미군 병력 재배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올가을 초께 발표될 예정이었던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전략(NDS)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달 중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부 논의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이 폴리티코에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전략 문건들은 베선트 장관의 요청에 따라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다. 베선트 장관은 현재 진행 중인 베이징과의 무역 협상의 민감성을 고려해 중국을 거론하는 표현을 다듬을 것을 요구했으며, 과거 행정부보다 서반구 지역을 더 높은 우선순위로 격상시킬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역대 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경제 분야부터 동맹 및 적국 대응, 군사 태세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전략적 우선순위를 제시해왔다. 이 문건은 행정부 전체가 대통령의 핵심 의제에 대해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각료들의 검토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작성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다양한 무역 현안을 놓고 중국과 수개월째 민감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미국의 최대 군사적 경쟁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부처 간 시각차가 존재한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0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이뤄진 미중 무역전쟁 휴전을 물밑에서 이끌어내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관계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소식통 중 두 명은 베선트 장관이 중국의 활동에 대한 일부 표현을 완화해 줄 것을 원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두 전략 문건은 상호 통일된 입장을 보여줘야 하므로, 한 문건이 수정되면 다른 문건도 그에 맞춰 변경되어야 한다. 보통 한 임기 내에 국가안보전략은 단 한 차례만 발표되는 만큼, 재무장관을 비롯한 주요 각료들이 초안 작성과 토론 과정에 관여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간주된다.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이) 중국과의 관계를 가장 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및 이 행정부의 다른 모든 사람과 100% (견해를) 같이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이후 처음 개정되는 것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 국내 산업 정책 투자, 기후변화를 안보의 핵심 도전으로 규정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3일 열린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중국이 미-중 무역 합의에 따른 약속을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국은 합의의 모든 부분을 지키는 궤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새로 발표될 국가안보전략은 중동, 대테러, 중국, 러시아에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서반구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제들도 포함되지만, 미 본토 방어라는 큰 틀 아래 이민, 마약 카르텔, 라틴 아메리카와의 관계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 국방전략도 미 본토와 서반구 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일부 미군 지휘관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두 전략 문건이 발표된 뒤에는 전 세계 미군 자산의 배치를 검토하는 ‘글로벌 병력배치검토(GPR)’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