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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이 최형우에 건넨 마지막 꽃다발…"'진짜 마지막이다'라고 하셨다"→꽃감독과 9년 동행도 마침표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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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이 최형우에 건넨 마지막 꽃다발…"'진짜 마지막이다'라고 하셨다"→꽃감독과 9년 동행도 마침표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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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영등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최형우가 지난 9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과 웃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최형우는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열린 '2025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기록상을 수상했다. 유정근 삼성 구단 대표이사, 이종열 단장이 무대에 올라 꽃다발을 건네려 할 때 이범호 감독 역시 뒤를 따랐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에게 꽃다발을 안겨준 뒤 짧은 포옹 후 무대를 내려갔다. 지난 3일 최형우가 삼성과 FA(자유계약) 계약을 맺으면서 이제는 다른 팀 선수가 된 가운데 공식석상에서 짧게 이별 선물을 안긴 셈이었다.

최형우는 "이범호 감독님께서 오늘은 딱 '진짜 이게 마지막이다'라고 딱 한마디만 하셨다"고 웃은 뒤 "이제는 정말 (KIA 선수로서는) 끝이다. (이범호 감독을) 자주 뵙기도 힘들 거고, 전화를 드리기도 어렵다"고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최형우는 2016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번째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당시 페넌트레이스 138경기, 타율 0.376(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 OPS 1.115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뒤 KIA와 4년 총액 100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최형우는 KIA에서 첫해였던 2017시즌 타이거즈 4번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다. 팀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고 '모범 FA'의 정석을 보여줬다. 당시 주전 3루수이자 야수진 맏형이었던 이범호 감독과도 후배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범호 감독이 2019시즌 중반 현역에서 은퇴, KIA에서 2군 코치를 거쳐 1군 코치로 승격되면서 최형우와의 동행도 계속 이어졌다. 2024시즌을 앞두고 이범호 코치가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에는 최형우가 팀 내 최고참 타자로 이범호 감독을 도왔다. 7년 만에 타이거즈 통합우승을 합작해 내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KIA는 2025시즌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과 부진 속에 8위로 추락했다. 최형우는 133경기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0.928로 만 42세의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지만, 타이거즈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홀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형우는 2025시즌을 마친 뒤 커리어 세 번째 FA 협상에 나섰다. 나이와 팀 내 입지,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KIA 잔류가 유력해 보였지만, 친정팀 삼성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팀을 옮겼다. 지난 3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6억원의 계약이 공식 발표됐다.


최형우의 '롱런'은 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베테랑들의 부진에 관대하지 않은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 리그 전체에서 노장 선수들을 바라보는 이미지를 크게 바꿔놨다.

최근 KT 위즈로 이적한 1988년생 김현수도 "최형우 선배가 있어서 (은퇴에 대한)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후배들이 인터뷰뿐 아니라 평소에도 내게 와서 (최고령 타자로 좋은 활약을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준다. 강민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이렇게 (노장 선수들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개척해 놓고 가는 게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