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자 포함 국제연구팀
“c-쿼크 4개 강력한 결합” 결론
초기 우주 기원 밝힐 단초 제공
“c-쿼크 4개 강력한 결합” 결론
초기 우주 기원 밝힐 단초 제공
한국 과학자들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단이 쿼크 4개로 이뤄진 입자인 ‘테트라쿼크’의 정확한 성질을 처음으로 측정했다. 우주는 테트라쿼크처럼 다중 쿼크 상태가 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의 처음과 끝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 홈페이지 |
한국 과학자들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단이 쿼크 4개로 이뤄진 입자인 ‘테트라쿼크’의 정확한 성질을 처음으로 측정했다.
쿼크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가장 작은 기본입자다. 우주는 테트라쿼크처럼 다중 쿼크 상태가 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우주의 처음과 끝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 거대강입자충돌기(LHC)의 CMS국제공동연구단이 무거운 쿼크(c-쿼크) 4개로 이뤄진 ‘완전 맵시 테트라쿼크(all-charm tetraquark)’의 특성을 측정한 연구 결과를 3일(현지 시간) ‘네이처’에 발표했다. CMS국제공동연구단은 LHC의 4개 검출기 중 뮤온압축솔레노이드(CMS)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룹이다. 한국은 CMS 검출기 제작 및 연구에 참여 중이다.
전통적인 쿼크 모형은 양성자, 중성자로 대표되는 쿼크 3개로 이뤄진 ‘바리온’과 쿼크 2개의 조합 입자로만 설명됐다. 2000년대 들어서야 정체가 알려진 테트라쿼크, 쿼크 5개로 이뤄진 펜타쿼크가 속속 발견되면서 전통적인 쿼크 모형이 도전받고 있다. 쿼크 2개나 3개가 아닌 개수의 쿼크로 구성된 입자를 ‘별난 강입자(exotic hadron)’라고 부른다.
윤진희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는 “최근 입자물리학계에서는 별난 강입자가 4개나 5개의 쿼크가 단단하게 결합된 상태인지, 메존(쿼크 1개와 반쿼크 1개로 이뤄진 입자) 2개 혹은 메존과 바리온이 느슨하게 결합한 상태인지 알아내는 것이 주요 연구 주제다”라고 말했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99% 이상은 쿼크와 쿼크를 서로 붙여주는 힘을 전달하는 입자 ‘글루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빅뱅 직후 쿼크와 글루온이 별난 강입자처럼 독특한 결합 상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 별난 강입자의 결합 상태는 초기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는 데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CMS국제공동연구단은 데이터 속에서 테트라쿼크 상태의 입자 X(6900), X(6600), X(7100)를 분석해 테트라쿼크의 쿼크 결합 특성을 알아냈다. 이 입자들이 생겼다가 곧 2개의 ‘제이프사이(J/psi)’ 입자로 붕괴되고 각 제이프사이가 뮤온과 뮤온의 반입자인 ‘안티뮤온’으로 붕괴되는 과정을 살폈다.
제이프사이는 ‘c-쿼크’와 ‘반 c-쿼크’로 이뤄진 입자다. 뮤온은 전자처럼 전하를 띠지만 질량이 큰 우주의 기본입자다. 연구단은 뮤온이 붕괴되는 각도에 따른 분석을 통해 테트라쿼크의 쿼크 결합 특성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차례로 배제했다.
그 결과 연구단이 분석한 테트라쿼크가 스핀이 2이고 반전성(parity)과 전하켤레(charge conjugation)에 대해 대칭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핀은 입자가 회전하는 방식, 반전성은 입자를 좌우로 뒤집어도 대칭인 성질, 전하켤레는 입자의 전하를 반대로 뒤집어 반입자로 바꿔도 대칭인 물리적 상태를 가리킨다.
연구단은 이 같은 특성을 통해 분석한 테트라쿼크가 c-쿼크 4개가 강력하게 결합돼 있는 상태로 보는 것이 관측 결과와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윤 교수는 “초기 우주가 빅뱅에서 출발해 어떻게 입자와 물질을 생성했는지, 앞으로 우주가 어떻게 진화할지를 알아내는 데 단초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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