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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는 인천 굴포천, 30년 만에 시민 곁으로

조선일보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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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는 인천 굴포천, 30년 만에 시민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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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한 상류 1.5㎞ 구간 17일 첫선
4일 인천 부평구 ‘굴포천 물맞이’ 행사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왼쪽 2번째)과 차준택 부평구청장(왼쪽 3번째)이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인천시

4일 인천 부평구 ‘굴포천 물맞이’ 행사장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왼쪽 2번째)과 차준택 부평구청장(왼쪽 3번째)이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인천시


“하나, 둘, 셋, 밸브를 열어주세요!”

4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유정복 인천시장과 차준택 인천부평구청장이 굴포천변에 설치된 밸브를 돌리자, 높이 3.5m쯤 되는 배수관에서 세찬 물줄기가 ‘쏴’하고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두꺼운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굴포천 상류 1.5㎞ 구간에 30여 년 만에 맑은 물이 흘러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유 시장은 “콘크리트 아래 갇혀 있던 굴포천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인천의 다른 하천도 자연 친화적 하천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천시 등은 ‘3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굴포천 물맞이’ 행사를 열었다. 서울 청계천처럼 부평 굴포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이날 처음으로 물을 흘려보낸 것이다. 주민 박모(62)씨는 “주변 하꼬방(판자집)과 공장에서 흘러나온 더러운 물로 악취가 심해서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던 곳”이라며 “다시는 원래 모습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곁으로 돌아오니 정말 반갑다”고 했다.

굴포천은 인천 부평구 만월산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한강(경기 김포시 신곡양배수지)까지 연결되는 약 20㎞의 하천이다. 김포 방면으로 흐르는 하류 구간은 2016년 국가하천으로 지정되는 등 하천 형태를 갖췄지만, 발원지부터 부평구청까지 약 5㎞의 상류 구간은 1990년대 복개돼 이면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사용됐다.

부평구는 2015년부터 국비와 시비 등 845억원을 투입해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부평구청까지 약 1.5㎞ 구간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폭 5m, 수심 20㎝의 하천을 조성했다. 앞으로 이곳엔 굴포 하수 처리장에서 정수한 물 4만t이 흐르게 된다. 한강에서 하루 4만t의 물을 끌어와 흘려보내는 서울 청계천과 비슷해 ‘부평의 청계천’이라고도 불린다.

굴포천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는 ‘하늘길’과 각종 조명이 설치돼 야간에 즐길 수 있는 ‘은하수길’도 함께 조성했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인천에선 처음으로 복개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것”이라며 “많은 시민의 휴식처가 되도록 잘 가꿀 것”이라고 했다. 부평구는 오는 17일 준공식을 열고 굴포천 복원 구간을 시민들에게 정식 개방할 예정이다.

[인천=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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