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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튼튼하게] 겨울철 로타바이러스 장염… 먹는 백신으로 예방하세요

조선일보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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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튼튼하게] 겨울철 로타바이러스 장염… 먹는 백신으로 예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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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요즘 아기가 갑자기 열이 나고 구토와 설사를 한다면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로타바이러스는 매년 11월에서 3월까지 추운 겨울에 유행하면서 급성 장염을 일으킵니다. 생후 6~24개월 아기가 걸리면 증상이 특히 심해요.

로타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을 통해 전파됩니다. 대변으로 오염된 손이 장난감 등 물건에 묻게 되고, 그 물건을 만진 사람이 손을 입에 대면 옮을 수 있어요. 로타바이러스는 물건 표면에서 수일간 생존하기 때문에 어린이집 감염이나 형제 간 감염이 흔해요. 아기들은 손을 입에 자주 넣고 면역이 약하기 때문에 더 잘 옮게 돼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구토로 시작해 설사로 넘어가는데, 이때 설사는 물처럼 흘러요. 하루 10회 이상 하는 경우가 많고, 냄새가 시큼하며 기저귀 발진이 심해져요. 설사는 5~10일 정도 하게 되는데, 오래 하면 2주를 넘길 수도 있어요.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아기는 배가 아파 먹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탈수가 오기 더욱 쉽습니다.

아직 로타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특정 항바이러스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탈수를 막아주고 탈수 때문에 잃은 수분·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것이 주된 치료 방법이에요. 탈수가 심하지 않을 때는 아기에게 조금씩 자주 먹이거나 마시는 수액을 주면 됩니다.

심한 탈수가 오면 혈관에 바늘을 꽂아 수액을 주입하는 ‘정맥 수액 요법’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먹기만 하면 구토를 하거나, 설사량이 너무 많아 먹는 양으로 따라갈 수 없다면 심한 탈수로 봅니다. 심한 탈수가 오면 소변량이 줄어들고, 아이가 축 늘어지며 심하면 의식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탈수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이후 목표는 영양 상태 유지죠. 아이가 구토나 설사를 할까 봐 음식을 먹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장 점막을 재생하려면 소량이라도 꾸준히 먹여야 해요. 아기가 음식을 거부한다고 12시간 이상 음료만 주면 설사 기간이 더 길어집니다.


과일 주스·스포츠 음료 등은 피하시고 모유 수유를 하는 아이라면 모유 수유는 계속해 주세요. 분유 수유를 하는 아이라면 의사와 상의 후 유당이 없는 설사 분유를 잠시 먹일 수 있어요. 음식은 죽, 계란찜, 식빵처럼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주세요. 과일은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를 주거나 사과나 배를 익혀서 주면 좋습니다.

다행히 로타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먹는 백신이 있어요. 생후 2·4·6개월에 1회씩 총 3회 투약하는 5가 백신과 2·4개월에 1회씩 총 2회 투약하는 1가 백신이 있는데 무료입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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