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택시장 활력 제고 방안 토론회’
서울 아파트 구매력 지수 10년 새 악화
중간 소득 가져도 ‘서울 자가’ 어려워
서울 아파트 구매력 지수 10년 새 악화
중간 소득 가져도 ‘서울 자가’ 어려워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전월세 매물 게시판.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윤성현 기자] 집값 양극화에 따라 서울 내 아파트 구입부담이 지방에 비해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구매력지수(HAI)도 서울 및 수도권만 악화됐다.
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HAI(한국부동산원 기준)는 2015년 85.6에서 지난해 64.8로 하락했다. HAI는 중간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평균 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때 현 소득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100을 넘기면 큰 무리가 없다는 의미로, 숫자가 내려갈수록 자가 마련이 어렵다는 뜻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전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건설경영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주최 ‘건설·주택시장 활력 제고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 |
서울아파트의 HAI는 2015년 지방의 2.9배였지만 2024년은 4.4배로 증가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HAI 또한 같은 기간 지방의 2배에서 지난해 2.6배가 됐다. 중산층이 서울에서 집을 소유할 확률이 지방보다 4.4배 더 어려운 셈이다.
서울에서의 내집마련 기회가 줄어든 것은 집값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5분위 배율(KB부동산 데이터허브 기준)은 12.7배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해당 수치가 클수록 고가와 저가 주택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의미다. 저가 주택 12.7채 가격이 고가 주택 1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주택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에선 아파트 뿐 아니라 연립과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 유형의 HAI가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연립은 2015년 대비 224.5에서 207.1로 줄었고, 단독주택도 같은 기간 76.6에서 64.5로 내려갔다.
이는 전국 기준 아파트(166.7→179.3), 연립(355→429.6), 단독(248.5→295.2)에 대한 주택구매력 지수가 같은 기간 모두 개선된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서울 수도권을 제한 지방 아파트로 범주를 좁히면, 주택 구매력은 더 개선됐다. 지방 아파트 HAI는 이 기간 247.7에서 285로 상승했다.
소득 대비 주택 매수 능력을 보여주는 ‘연소득대비 주택가격(PIR)’ 지표에서도 이같은 격차는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위(3분위) 소득가구가 중위(3분위) 평균가격 주택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10년 6개월로, 전국 평균인 4년보다 6년 6개월 더 길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0년 이상 걸리는 셈이다.
주산연은 서울 거주 가구가 주거 해결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의 주거 부담이 결혼·출산·양육 등 주요 생애 단계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서울, 수도권 지역은 정부 대책으로 대출 비율은 낮아지겠지만 금융 비용은 큰 개선이 없어 주택구매의 부담은 여전하다”면서 “거래량이 줄어도 주택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추세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서울 집값이 비싸 임차 시장으로 몰리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소규모 비아파트 시장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덕례 실장은 “최근 5년(2019~2023) 평균 40% 달했던 서울 주택시장 내 비아파트 비중은 전세사기, 고금리 등으로 인한 시장 붕괴로 현재 10%로 급감했다”면서 “임대를 위한 구매수요가 다주택자 규제, 주택건설자금 대출규제 등으로 위축되면서 매물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23년 기준 공공임대주택(192만가구)은 2020년(174만가구) 대비 10.5% 늘었지만 등록 민간임대는 9.2%(153만가구→139만가구) 감소한 상황”이라며 “동시에 비등록 민간임대주택은 28만 가구가 급증해 임차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등록민간임대주택의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다주택자의 기능 점검을 통해 등록민간임대의 재고를 확충하는 등 공급 물량의 70~80%는 민간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분양전환시기 요건에 대한 적정 기준 마련, 상가건물 임대차법 개선, 비아파트 공급기반을 점검해야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