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FC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체룬돌로 감독과의 결별을 알렸다. 구단은 “당신은 우리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체룬돌로 감독. 당신은 영원한 블랙 앤드 골드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 4시즌 동안 104승 39무 49패를 기록한 사령탑과의 관계 정리를 발표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승리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체룬돌로 감독이 LAFC에 남긴 발자취는 숫자 하나하나가 곧 업적이다. 부임 첫해 그는 MLS컵과 서포터스실드를 동시에 들어 올리며 LAFC의 정체성을 단번에 ‘우승 DNA’로 바꾸어 놓았다. 특히 부임 후 50경기 동안 96점, 29승, 최고 승률을 찍은 기록은 MLS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압도적 흐름으로 평가된다.
이후에도 LAFC는 체룬돌로의 색깔을 유지한 채 꾸준히 리그 상위권에 머물렀다. US오픈컵 우승, CONCACAF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그리고 FIFA 클럽 월드컵 첫 출전이라는 굵직한 기록들이 그의 지휘 아래에서 완성됐다. 클럽 월드컵에서의 1승은 구단 역사상 최초의 성과였으며, 약 1000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은 팀 내 역대 최고 수준의 경제적 보너스였다.
하지만 마지막 시즌은 아쉬움이 남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MLS컵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고배를 마시며 정상 복귀는 끝내 이루지 못했다. 체룬돌로에게 올 시즌은 화려함보다 ‘이별의 준비’가 계속 따라다닌 시간이었다. 이미 시즌 중 구단은 그의 재계약이 없음을 발표했고, 감독 본인도 선수 시절 대부분을 보냈던 독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MLS 데뷔 이후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단순한 골 생산력이 아니라 공격 전개, 압박, 공간 창출 등 전술 전반에 걸쳐 팀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 그의 합류 이후 LAFC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돌풍의 주역’이 됐다.
흥미로운 건, 손흥민과 체룬돌로 사이의 오래된 인연이 뒤늦게 재조명됐다는 점이다. 13년 전, 하노버96에서 뛰던 체룬돌로는 당시 19세였던 손흥민의 돌파에 완전히 뚫리며 실점의 희생자가 됐던 장면으로 유명하다. 경기 경험에서도, 나이에서도 선배였던 체룬돌로는 10대 신예에게 보기 드문 굴욕을 경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손흥민은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고, MLS로 건너와 체룬돌로 감독의 마지막 시즌에 불을 붙이는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과거 수비수로서 손흥민에게 당했던 그 순간은 이제 LAFC 팬들과 MLS 팬들 사이에서 ‘운명적 연결고리’로 회자되는 상황이다.
체룬돌로의 퇴임은 LAFC가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는 신호다. MLS 컵, 서포터스실드, US오픈컵, CCL 준우승, 클럽 월드컵 첫 승 등 굵직한 기록을 남긴 지도자의 퇴장은 곧 한 시대의 마침표와 같다. 여기에 손흥민 영입을 통해 다시 도약하려던 팀 흐름과 맞물리면서, 그의 마지막 시즌은 팬들에게 여러 감정을 남겼다.
LAFC는 이제 새로운 감독과 함께 또 다른 방향성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손흥민이라는 ‘슈퍼스타’의 존재는 분명 팀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체룬돌로가 구축한 시스템과 문화는 결코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룬돌로 감독의 4년은 LAFC라는 클럽이 MLS에서 어떤 위치에 설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 시간이었다. 또한 그의 마지막 시즌에 등장한 손흥민의 폭발적인 활약은 이 이별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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