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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군사 압박 미국 향해 “평화로운 노예 되지 않을 것” 항전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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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통령, 군사 압박 미국 향해 “평화로운 노예 되지 않을 것” 항전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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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연설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연설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의 고강도 압박에 직면한 니콜라스 마두로(63)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국 국민을 상대로 항전 의지를 고조하며 전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집권 사회주의통합당(PSUV) 지역 지도부 취임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를 향해 “베네수엘라는 평화로운 노예로 지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주권, 평등, 자유가 보장된 평화”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이자 베네수엘라 좌파의 정치 지도자였던 우고 차베스를 언급하면서 “차베스 사령관 유해 앞에서 맹세한 것처럼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국민에 절대적인 충성을 다할 것”이라며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킬 일은 없을 것이다. 결코, 결코, 결코”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TV(VTV)에서 공개한 현장 영상을 보면 일부 참석자들은 ‘의심은 배신’이라는 문구의 야구 모자를 쓴 채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미군은 최근 수십 년 사이 최대 규모의 병력을 카리브해 일대에 증강 배치한 뒤, ‘마약 운반선’으로 판단한 선박을 공격해 최소 8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군사 행동이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마두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전해지면서,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카르텔 차단을 명분으로 한 미군의 베네수엘라 본토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권 수호와 민중 결집을 재차 강조하면서 “조국은 우리에게 더 큰 의지와 조직력을 요구하며, 우리는 국제적 협력과 지원을 받되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1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세이바에 위치한 호세 아폰테 데 라 토레 공항(구 루스벨트 로즈 해군기지)에 미국 해병대 소속 AV-8B 해리어 II 수직이착륙 공격기가 착륙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세이바에 위치한 호세 아폰테 데 라 토레 공항(구 루스벨트 로즈 해군기지)에 미국 해병대 소속 AV-8B 해리어 II 수직이착륙 공격기가 착륙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베네수엘라 국회는 미군의 마약운반선 생존자 사살 의혹을 사실상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책임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카리브해 일대에서 발생한 ‘중대한 초법적 민간인 처형’ 관련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특히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전원 사살’ 명령 의혹을 문제 삼으며, 이를 제네바 협약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목격자들에 따르면 선박 잔해 위에 2명의 부상자가 남았지만, (살해) 명령은 철저히 실행됐으며, 그들은 즉결 처형당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해당 사건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 군사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당시 상황과 관련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엄격한 감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앨라배마) 하원 군사위원장도 “카리브해에서의 군사작전에 대해 엄격한 감시를 수행할 것”이라며 상원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 트럼프, 전 세계 항공사에 “베네수엘라 영공 폐쇄한 것으로 간주하라”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301613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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