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향해 연일 쓴소리하는 이시바
"역대 총리는 대만 문제 발언 조심했다"
하토야마도 "많은 사람이 상처 입어"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를 연일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중일 갈등을 촉발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두려운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쌀 증산 정책 뒤집기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직전 총리가 물러난 지 두 달도 안 돼 자신이 속한 집권 자민당 정부를 작심 비판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시바 전 총리는 1일 보도된 니시니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무슨 이득이 있나. 공개적으로 할 말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역대 일본 정권은 대만을 두고 모호한 전략을 채택해 왔다며 "섬세하고 유리세공품 같은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한 인터뷰 기사에서도 "존립 위기 사태에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한다는 건 '교전 상태'가 된다는 의미"라면서 자신이 "정부 책임자를 맡고 있을 때 이 문제는 극도로 조심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본인이 호응하는 점에 대해선 "국민은 '잘 말했다'고 환영할지 모르지만, 이 발언은 위험하고 두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역대 총리는 대만 문제 발언 조심했다"
하토야마도 "많은 사람이 상처 입어"
이시바 시게루(왼쪽) 당시 일본 총리가 10월 4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와 손을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가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를 연일 비판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중일 갈등을 촉발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두려운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쌀 증산 정책 뒤집기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직전 총리가 물러난 지 두 달도 안 돼 자신이 속한 집권 자민당 정부를 작심 비판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시바 전 총리는 1일 보도된 니시니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무슨 이득이 있나. 공개적으로 할 말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역대 일본 정권은 대만을 두고 모호한 전략을 채택해 왔다며 "섬세하고 유리세공품 같은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앞서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한 인터뷰 기사에서도 "존립 위기 사태에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한다는 건 '교전 상태'가 된다는 의미"라면서 자신이 "정부 책임자를 맡고 있을 때 이 문제는 극도로 조심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본인이 호응하는 점에 대해선 "국민은 '잘 말했다'고 환영할지 모르지만, 이 발언은 위험하고 두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일 엑스(X)에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언급하며 다카이치 총리가 경솔한 발언으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X 캡처 |
이시바 전 총리는 다카이치 총리가 쌀 증산 정책 대신 '수요에 맞춘 생산'으로 정책을 전환한 데에 대해 "생산을 조정해 가격을 유지하면 수출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는데, 수요 개념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재임 중 발생한 쌀값 폭등 사태를 수습하고자 일본이 50여 년간 유지해 온 쌀 생산 억제 정책에서 증산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시바 전 총리의 다카이치 총리를 향한 쓴소리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9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역대 정권은 대만 문제를 단정하는 걸 피해 왔다"고 직격한 바 있다. 지난 26일 도쿄 도내에서 열린 한 강연에선 "(대만 문제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 다뤄온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직전 총리가 현 총리를 비판한다'는 지적에 "솔직히 말하지 않는 편이 편하지만, (현 정권 정책에) 의문이 들면 그걸 지적하는 건 여당 의원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다카이치 총리 비판에 제1야당 입헌민주당 소속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가세했다. 그는 1일 엑스(X)에 일본 인기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중국 상하이 공연이 하루 전날 취소된 점을 언급하며 "다카이치 총리가 경솔한 한마디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듣고 대만 문제는 전략적 모호성을 지켜야 한다"고 적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