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 '백인 학살' 트럼프 주장 반박…"노골적 허위 정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자국이 백인을 학살하고 박해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노골적인 허위 정보"라며 정면 반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현지시간 31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제시한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불참 사유가 "남아공이 아프리카너스 백인(남아공에 거주하는 네덜란드계 백인)에 대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백인의 토지를 몰수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허위 주장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국내와 해외 단체, 개인들의 지속적인 허위 정보 유포 캠페인에 영향을 받았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들 때문에 남아공의 국익이 위협받고 중요한 파트너국 중 하나와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와 계속해서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동등한 주권 국가로서 존중과 품위를 갖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히고 "G20 창립 회원국 중 하나로서 완전하고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회원국으로서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남아공이 백인을 학살하고 그들의 농장 강탈을 방치한다'라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내년 G20 정상회의에 남아공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남아공이 역사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토지수용법'을 백인 차별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백인 농부가 박해·살해당한다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백악관을 방문한 라마포사 대통령의 면전에서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살해 의혹을 주장하며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5일에는 연설을 통해 "남아공은 더 이상 'G그룹'에 속해선 안 된다"라며 G20 퇴출을 시사한 데 이어 이틀 뒤 "남아공에서 G20 회의가 열리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올해 남아공 G20 회의 보이콧 방침을 공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G20 정상회의에는 이른바 '트로이카'(G20 작년·올해·내년 의장국)의 일원이 불참하는 초유의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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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