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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순직 故 임성철 소방장 추모”...소방 동료 13명 55km 달렸다

조선일보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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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순직 故 임성철 소방장 추모”...소방 동료 13명 55km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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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을 기리는 달리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제주소방안전본부 달리기 동호회 ‘119온트레일’이 준비한 ‘임 소방장 추모 메모리얼 트레일런’이다.

동료들은 임 소방장의 마지막 출동 근무지인 옛 표선119센터부터 그가 잠들어있는 국립제주호국원까지 달렸다. 코스 길이는 도로와 산악로, 임도 등으로 이뤄진 총 55km다. 임 소방장의 소방 동료인 13명의 주자가 달렸다.

‘온트레일’은 코스 중간에 음료와 간식, 응급처치 부스를 설치하고 회복지원팀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

차도를 달릴 땐 차량을 이용해 주자 맨 뒤에서 호위했다. 주자 중 4명은 55km 풀코스를 달렸고, 나머지 9명은 1조와 2조로 나눠 번갈아 뛰었다.

오전 5시 20분쯤 출발한 이들은 8시간 19분 53초를 달려 임 소방장이 안장돼 있는 호국원에 오후 1시39분53초에 도착했다.


임홍식 온트레일 대표(119특수대응단 소방장)는 “임 소방장을 기억할 행사를 만들고자 했다. 딱딱한 추모식이 아닌 추모와 기억을 함께 하는 행사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고 임성철 소방장은 표선119센터에서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던 2023년 12월 1일 밤 0시 49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9분 뒤인 0시 58분쯤 선착대가 도착했다. 도착 당시 불은 이미 1층 높이 창고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여기서 고인은 선착대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 중 1명이었다. 당시 불길이 가장 거세게 타오르던 상황이었지만, 이를 뚫고 창고 인근에 있던 노부부를 무사히 밖으로 구조했다.

구급대원이었던 그는 사람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화재 진압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직접 개인보호장구를 갖추고 소방 호스를 움켜잡고 불 끄기에 나섰다. 불길을 잡아나가던 중 갑자기 건물 처마가 무너지면서 그를 덮쳤다.


임 소방장은 무너진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쳤다. 동료 소방관들이 그를 재빠르게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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