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30일 오전 5시(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풀럼에 1-2로 패했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공식전 3연패에 빠졌고 승점 18점(5승 3무 5패)으로 리그 10위까지 떨어졌다. 시즌 초반 상위권을 노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경기 시작부터 토트넘은 흔들렸다. 전방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수비는 조직력을 잃은 채 라인을 허무하게 내줬다. 전반 4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추쿠에제가 수비 틈을 가르는 패스를 내줬고, 테테가 손쉽게 마무리하며 첫 번째 골이 나왔다. 이른 시간의 실점은 팀 전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신호탄이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은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베리발과 쿠두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패스를 전개했고, 후반 14분 쿠두스가 정확한 왼발 발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이후 사비 시몬스, 윌송 오도베르 등이 교체 투입되며 반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풀럼의 단단한 수비를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스코어는 1-2에서 더 이상 바뀌지 않았다.
경기력 부진만큼이나 충격을 준 건 경기 종료 후 벌어진 불미스러운 장면이었다. 경기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려던 아치 그레이와 베리발이 포로에게 함께 가자고 손짓했지만, 포로는 이를 거부하듯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말다툼으로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포로는 이내 마티스 텔과 함께 곧바로 터널로 향했다. 팬들과의 소통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은 곧바로 논란으로 번졌다.
이러한 균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첼시전 패배 직후에도 판 더 펜과 스펜스가 상대 감독의 인사를 무시하며 라커룸으로 직행해 비판을 받았다. 또한 PSG전 원정에서도 로메로와 벤탄쿠르가 팬들에게 인사를 생략하고 경기 종료 직후 터널로 향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짧은 기간에 반복된 일련의 행동은 선수단 내부 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손흥민 재임 시절에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2023년 여름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던 손흥민은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과 인간적인 소통 방식으로 선수단을 단단하게 결속시켰다. 세션 중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주거나, 경기 후 가장 먼저 동료들을 격려하던 모습은 토트넘 팬들에게 익숙한 풍경이었다. 당시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손흥민은 팀을 하나로 만드는 리더십이 있다"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떠난 뒤 팀은 중심을 잃은 듯 보이며 갈등 조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 토트넘은 경기력과 분위기라는 두 가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수비 조직력 붕괴, 공격진 기복, 그리고 선수단 내부 불화설까지 겹치며 팀은 하향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손흥민이 떠난 공백을 단순한 공격 전력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무게를 지니고 있었는지, 최근 토트넘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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