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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전 감독 폭행·폭언? 정승현의 주장 “모두 사실이다”···“시대와 맞지 않는 상황 한두 번 아니었다” [MK인터뷰]

매일경제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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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전 감독 폭행·폭언? 정승현의 주장 “모두 사실이다”···“시대와 맞지 않는 상황 한두 번 아니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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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31·울산 HD)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11월 30일 제주 SK와의 올 시즌 K리그1 최종전을 마친 뒤였다.

울산은 제주에 0-1로 패했다. 하지만, 광주 FC가 수원 FC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울산이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정승현이 신태용 전 감독 시절 논란이 된 선수단 폭행, 폭언 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정승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은 신태용 전 감독의 폭행, 폭언 등의 소문을 묻는 말에 “모두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구단에서 입장문을 발표한다고 했다. 그걸 떠나서 잘못된 건 확실하게 ‘잘못됐다’고 알려야 한다. 너무 많아서 생각이 안 날 정도다. 지금 이 자리에서 다 얘기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다.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선수들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고 했다.

신태용 전 감독은 지난여름 울산의 소방수로 투입됐다. 하지만, 제주와의 데뷔전 승리 후 리그 7경기 무승(3무 4패) 부진에 빠진 데다가 선수단과 불화설까지 불거지며 울산 지휘봉을 잡은 지 65일 만에 경질됐다.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전 감독은 이후 복수 매체를 통해서 “나는 바지 감독이었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울산 구단과 선수들이 자신을 따돌렸다는 주장이었다.

신태용 전 감독은 부임 기간 논란이 된 훈련 중 폭행, 폭언 등은 “애정의 표현”이라고 주장했었다. 구단 원정 버스에 실린 자신의 골프 가방과 관련해선 “원정 기간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승현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도 프로 생활을 했다.


정승현은 “국외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며 “중동에 있을 때 소속팀 감독께서 선수에게 욕을 심하게 하고, 인터뷰도 강하게 해서 선수들이 돌아선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그 감독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질됐다. 세계 어디서든 이런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목소릴 높였다.

정승현(사진 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사진 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은 “외국인 선수들은 ‘쇼크’였을 거다. 선수는 축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경기만 신경 써야 한다. 그런데 올 시즌엔 다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외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다. 팬들에게 말씀드렸는데, 팬들도 고생하셨지만, 선수들도 정말 어려운 환경에 있었다”고 했다.

정승현은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정승현이 폭행을 당했다고 언급한 사건은 신태용 전 감독이 울산에 부임할 때 선수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발생했다. 신태용 감독은 당시 정승현의 뺨을 손바닥으로 쳤다. ‘척’ 소리가 울릴 정도였다. ‘애정을 담아 살짝 쳤다’고 하기엔 강도가 너무 세 보였다.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은 신태용 감독이 지난달 9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축구계에 돌았다.

정승현은 “그 영상을 많은 분이 아신다. 걱정해 주시더라. 부모님이 보시면 많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이게 맞나 싶다.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다. 폭행이든 폭언이든 ‘나는 아니다’라고 생각해도 당하는 사람 관점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폭행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은 축구계에 나돌았던 또 하나의 소문에 관해서도 답했다. 신태용 전 감독이 어린 선수 귀에다가 대고 호루라기를 불었다는 것이었다.

정승현은 이에 대해 “다 맞는 얘기니까 그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구단 입장문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승현(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현은 신태용 전 감독이 경질 직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선수단 물갈이’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승현은 “대단히 당황한 기억이 난다”며 “모든 선수가 그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나도 다른 팀을 찾아봐야 하나 생각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정승현은 “구단이 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이 더 드러나고 알려지길 바랐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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