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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비서실장 사임... 부패 스캔들에 흔들리는 우크라

조선일보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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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비서실장 사임... 부패 스캔들에 흔들리는 우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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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 안드레이 예르마크(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4년 6월 16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스탄스슈타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 안드레이 예르마크(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4년 6월 16일 스위스 루체른 인근 스탄스슈타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부패 의혹으로 사임했다. 예르마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전쟁 수행과 관련된 중요 결정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전시 체제를 이끌어온 핵심 인사가 물러나면서 우크라이나 내부적으로도 리더십이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는 28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르마크의 사퇴 소식을 직접 전했다. 예르마크는 에너지 공기업 비리를 수사하는 국가반부패국이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반부패국은 예르마크의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우크라이나의 에너지·방산 분야에서 최근 불거진 대규모 뇌물 스캔들의 ‘몸통’으로 예르마크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였던 예르마크는 10여 년 전 영화 제작자로 활동하며 당시 코미디언 겸 배우로 인기를 얻었던 젤렌스키와 처음 만났다. 2019년 젤렌스키가 집권하자 외교를 총괄하다 이듬해 비서실장이 됐다. 러시아 침공 이후엔 매일 아침 젤렌스키와 함께 운동하며 하루를 시작할 만큼 사실상 한 몸처럼 일해왔다. 예르마크는 평화 회담 주선, 내각 인선, 군사 작전 등 대내외 현안과 관련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출되지 않은 예르마크가 사실상의 부통령처럼 행세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美·우크라 “평화 구상안 마련”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 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종전안에 대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美·우크라 “평화 구상안 마련”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 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종전안에 대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종전안 논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수석 협상가 역할을 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양보, 군대 감축 등 불리한 조건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조(條) 평화안’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수정안을 논의한 것도 예르마크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예르마크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젤렌스키의 집무실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라며 “워싱턴이나 모스크바가 협상 테이블에서 이 스캔들을 이용할지 모른다는 우크라이나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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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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