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디지털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지분보다 사업이 우선"…네이버·두나무, 맞닿은 경영 철학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원문보기

"지분보다 사업이 우선"…네이버·두나무, 맞닿은 경영 철학

속보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마감…나스닥 0.5%↓
[일문일답] 이해진 네이버 의장·송치형 두나무 회장 "도전과 변화 위해 맞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네이버는 여러 번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럴 때마다 제 지분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런 M&A가 없었다면 네이버는 망해서 없어진 회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7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진행한 네이버·네이버페이·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시가총액 40조원에 육박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네이버가 걸어온 길에 대해 이 의장은 변화와 도전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뜻을 모으게 된 것도 이런 경영 철학에서 출발한다. 네이버페이의 결제 및 금융서비스와 네이버의 인공지능(AI)·검색 인프라·대규모 콘텐츠·커머스 서비스 역량을 결집해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거버넌스 또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완료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율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19.5%), 네이버(17%),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0%) 순으로 재편되지만 네이버가 두나무 경영진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총 46.5%의 지분을 확보해 해당 법인의 지배적 우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해 양사 경영진이 그리는 큰 그림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와 도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100% 자회사가 되고 향후 법인 합병이나 미국 나스닥 상장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전략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등 네이버 ·두나무 경영진들과의 일문일답.

Q. 지분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식 교환을 추진한 배경이 있다면.

A. 이해진 네이버 의장: 네이버는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를 받고 여러 번의 M&A도 진행했다. 그때마다 제 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M&A를 하지 않았으면 네이버는 굉장히 작은 회사가 됐거나 망해서 없어졌을 것이다.


사업이 더 우선이지 제 지분을 고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회사를 지분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밸류가 있으면 회사에 계속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렇지 않다면 더 능력 있는 후배들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는 게 저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Q. 전날 공시 내용을 보면 주식 교환가액 비율이 시장에서 예측한 것과 차이가 있었다. 비율 산정 기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오경석 두나무 대표: 주식교환 비율과 가치 비율이 달라서 조금 혼선이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은 기업가치와 주식 발행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율 저점이나 가치평가 등은 객관적으로 회계법인의 평가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다. 추가적으로 주주들과의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주주 이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A. 송치형 두나무 회장: 양사 발행 주식 수가 동일하다면 기업가치 비율과 주식 교환 비율이 동일할 텐데 네이버파이낸셜이 1500만주 정도 되고 두나무가 3400만주가 넘는다. 그래서 실제 기업가치 비율이 1:3.06으로 산정됐다. 이런 기업가치 비율은 저희가 오랜 기간 동안 회계법인을 통해 같이 밸류에이션 하는 등 치열한 논의를 거쳐 도출한 결과다.


Q.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나스닥 기업상장(IPO)설이 나오는 데 이런 경우 쪼개기 상장으로 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합병법인)을 합병할 수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A.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나스닥에 상장한다거나 네이버가 파이낸셜과 중앙 법인을 합병하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향후에 상장을 고려할 때에도 이것을 주주 가치 제고라는 본질의 목표를 고려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복 상장 이슈에 대해서는 우려하시는 대로 사회적인 문제점도 많고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딜(계약)의 특성이 파이낸셜을 자회사로 분리해서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이낸셜보다 더 큰 기업가치를 가진 회사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어떤 부분을 검토하더라도 네이버는 주주들의 가치와 이익을 제고하고 또한 그 관점에서 검토할 것임을 약속드리겠다.




Q. 두나무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중인 것 같은데 벤치마킹하거나 목표로 삼은 기업이 있나. K-핀테크 대표 기업으로서 글로벌 생태계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이나 실행 계획이 있다면.

A. 송치형 두나무 회장: 글로벌 시장에서 벤치마킹을 얘기할 때 '코인베이스'나 '서클'을 언급했었는데 작년까지 거래량은 저희(업비트)가 더 많았다. 다만 미국 시장을 보면 단순히 '거래'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자체 체인(베이스), 블랙록 같은 기관의 채권 토큰화 등 환경 측면에서 여러가지 차이가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선 웹3와 핀테크가 결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힘을 합치게 된 계기가 여기에 있다.


AI나 빅테크 같은 경우 미국과 한국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굉장히 차이가 많다. 글로벌에서 잘하고 있는 '코인베이스'가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고 '서클'도 25조원 정도된다. 근데 저희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쳐졌을 때는 충분히 걸어볼 만한 사이즈가 되는 것 같다. 기술력은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3사(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가 시너지를 내서 글로벌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두나무가 네이버 계열로 편입된 이후 각 사 이사회 구성은 어떻게 달라지나.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역할도 변화하나.

A.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어제(26일) 이사회 결의로 딜의 시작점이 만들어졌지만 완결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딜이 완료된 이후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구조는 없지만 송치형 회장 등 두나무 핵심 인사들이 네이버파이낸셜 및 관련 법인에 더 깊이 경영 참여하는 그림이 예상된다. 현재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각각 독립적인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운영될 예정이다.

Q. 이번 기업 결합의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언급한 '빠른 의사결정 체계'는 어떻게 구현되나.

A. 최수연 네이버 대표: 첫 번째 목표는 빠르게 시너지를 낼 분야에서의 협력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핀테크를 기반으로 AI와 웹3 기술을 통해 글로벌에서 비벼볼 수 있는 사업을 만들 계획이다. 비단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만의 시너지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진출 역량, AI 기술, 보안·인프라 노하우 등을 결집해 3사가 힘을 합쳐보자는 것이 가장 주된 목표였다. 저희가 포괄적 주식 교환이라는 방식을 통해 3사가 유기적으로 하나의 계열 편입과 같은 방식을 취하게 됐다.

빠른 의사결정 체계는 기업의 통상적인 거버넌스인 이사회라든지 회의체 등을 통해 동원이 될 예정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호에 대한 신뢰와 구성원들이 하나로 문화를 매칭시키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 최대한 역량을 도모할 계획이다.

Q.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각각 간편결제·거래소 분야 1위이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 관련 검토를 면밀히 진행할 것 같다. 어떤 입장인가.

A.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공정위 뿐만 아니라 금융위원회 등과의 절차들이 남아 있다. 현 단계에서 저희 입장이나 관계 기관의 해석에 대해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 공시된 만큼 금융당국과 긴밀히 소통해서 시장 규모나 글로벌 전략을 설명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법률이 개정되고 적용될 수 있는데 관련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며 진행할 예정이다.

Q. 송치영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의 차기 리더십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련해서 거버넌스 차원의 변화가 있거나 향후 계획이 있나.

A. 이해진 네이버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사업적으로만 굉장히 뛰어난 성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 깊은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다. 네이버의 기술력을 넘어 새로운 기술 발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네이버의 리더십이라는 것이 지분 변화 같은 것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회사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후배들이 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도) 굉장히 좋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희가 차기 리더십까지 언급할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

Q.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5년간 10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투자를 하는 지 궁금하다.

A. 최수연 네이버 대표: 10조원 투자 계획 규모를 상의 하면서 기본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AI나 웹3 기술의 공통적인 기반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기반 투자다. 또한 인재들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함께 고려했다.

사실 10조원은 최소한의 규모다. 생산적 금융이나 포용적 AI 측면에서도 두나무와 네이버가 관련 생태계에 포함된 스타트업 투자까지 고려한다고 보면 된다. 마찬가지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보안이나 인프라에 대한 기본적인 투자들일 텐데 그 부분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의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A. 오경석 두나무 대표: 추가로 말씀드리겠다. 핀테크, AI,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SME)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Q.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A. 오경석 두나무 대표: 규제적인 측면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다. 3사가 각 분야에서 힘을 합친다면 기술적인 부분이나 여러 가지 정부 정책에 맞춰 발빠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개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 단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변화 및 정책 방안에 맞춰 준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들을 점검하고 있다.

Q.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경우 각각 다양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있는데 이번 합병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

A.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네이버파이낸셜은 주주 중 미래에셋이 있다. 주주 간 계약에 의해서 이번 사항들에 대해 통지했고 그 과정에서 해결한 부분이 있다. 주주들이 이번 계약에 대해 찬성하셨고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다.

A. 오경석 두나무 대표: 주요 주주분들과 소통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마찬가지로 응원해주시면서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셨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