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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집값에 발묶인 한은…기준금리 4연속 '2.5%' 동결(종합)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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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집값에 발묶인 한은…기준금리 4연속 '2.5%' 동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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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뉴스1(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뉴스1(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10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이다. 최근 1500원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가 자칫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한은은 2021년 8월(0.5→0.75%)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다. 이어 두 차례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약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하는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에 나서며 인하 사이클에 들어갔다. 다음달인 11월 연속 인하로 연 3.0%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동결 △2월 인하 △4월 동결 △5월 인하한 뒤 7월과 8월, 10월에 이어 이달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에는 최근 147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이 있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1477.1원으로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된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환율 안정을 위한 기재부·보건복지부·한은·국민연금 간 4자협의체 구성 및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을 발표한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원화 가치 추가 절하에 힘을 보탤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역대 최대인 2%p까지 벌어졌던 한미금리차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2회 연속 스몰컷(0.25%p 금리 인하)으로 1.5%p까지 좁혀졌지만, 간극은 여전하다.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의 특성상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좆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며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불안도 한은의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수도권 집값 상승폭과 거래량은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둔화하는 흐름이지만 가격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10·15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1곳을 규제지역으로 확대하고 규제지역 주택 LTV(담보인정비율)를 70%에서 40%로 낮췄다.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도 △15억원 초과 20억원 이하(4억원) △25억원 초과(2억원)으로 축소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2%대에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와 소비 회복세 지속 및 양호한 수출 증가세는 금통위에 추가 금리 동결 후 관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줬다는 평가다. 실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0%로 0.1%p 높여 잡았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202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다.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2.1%로 제시했다. 올해는 0.1%p, 내년은 0.2%p씩 당초 전망 대비 높여 잡았다. 2027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0%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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