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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전략투자공사 20년 한시 설립…한미투자특별법,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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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전략투자공사 20년 한시 설립…한미투자특별법,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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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미 전략적투자를 위한 특별법 발의
연 200억弗 한도…외환시장 불안 시 속도 조절
산업부·기재부 심사→한미 협의→미 최종 승인
11월 1일 자동차·부품 관세인하 소급 적용


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 정책수석부대표와 문금주(왼쪽), 백승아(오른쪽) 원내부대표가 26일 국회 본청 의안과에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 정책수석부대표와 문금주(왼쪽), 백승아(오른쪽) 원내부대표가 26일 국회 본청 의안과에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정부가 대미 3,500억 달러 투자를 관리할 한미전략투자공사를 20년 한시로 설립한다. 공사 내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만들어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용하고, 연 200억 달러 한도로 대미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대표 발의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에는 앞서 14일 한국과 미국이 서명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담겼다. △전략적 투자 추진체계 및 절차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 △한미전략투자공사 한시 설립이 핵심이다. 이날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25%→15%)를 이달 1일 자로 소급 적용할 수 있는 요건도 갖추게 됐다.

투자 결정 구조는 다층적이다. 산업통상부 내 '사업관리위원회'(위원장 산업부 장관)가 상업적 합리성과 전략·법적 고려 사항을 검토하면, 기획재정부 소속 '운영위원회'(위원장 기재부 장관)가 재무 상황과 정책 필요성 등을 종합해 투자 의사를 심의·의결한다. 이후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한미 협의위원회를 통해 미국과 최종 협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투자위원회가 미국 대통령에게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를 추천하고, 최종 선정되면 운영위원회가 투자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정상회담 장소인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백악관 공식 사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정상회담 장소인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백악관 공식 사진


MOU에 규정된 안전장치도 법에 반영했다. 연간 200억 달러 송금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도에 맞춰 자금을 단계적으로 집행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투자 집행 시점과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된 사업만 추천 대상으로 삼고, 국내법과의 상충 여부 등 전략적·법적 고려 사항을 미국 측에 제시하도록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가능하면 한국 기업이 맡도록 하고, 20년 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경우 현금흐름(수익) 배분 비율 조정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같은 투자 구조와 방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그 안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한다. 공사는 정부 출자로 설립되며 20년 이내 한시 운영 뒤 법률에 따라 해산한다. 법정자본금은 3조 원으로,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투자공사 등에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금 재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위탁하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과 정부보증 해외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한다. 조달한 재원은 연 2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조선업 협력 금융 지원(보증·대출 등)에 사용한다. 다만 대미 투자와 조선 협력 지원 계정은 분리해 관리한다.


산업부는 이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전달했다. 현재 25%가 적용되는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이를 11월 1일 자로 소급 적용해달라는 내용을 연방관보에 조속히 게재해달라 요청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특별법안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국회와 적극 협력해 법안이 국익에 부합하게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