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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남북 평화체제 구축 땐 한미훈련 안 하는 게 바람직”

조선일보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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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남북 평화체제 구축 땐 한미훈련 안 하는 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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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민 99% 인터넷 못 쓰는데
“요즘엔 인터넷 뒤지면 다 나와…
대북방송 그런 바보짓이 어딨나”
아랍에미리트·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4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내 간담회에서 “만약에 남북 간의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안 하는 게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관계 개선 관련 질문에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것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라며 “상황에 따라서 이것이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평화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 군사훈련 이런 것을 안 해도 되지 않나”라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쉽게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방송 왜 하나”라며 “그런 바보짓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이어 “요즘 세상에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는데 무슨 대북 단파 방송을 하나. 그것도 돈 들잖나”라고 했다. 싱가포르 컨설팅 회사 케피오스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99% 이상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북송을 원하는 일부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금 나이가 90이 넘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들인데, 자기 고향으로 가겠다는 걸 뭘 막나”라며 “그 노력조차도 (북한이) 반응이 없다”고 했다. 또 “(북한을) 흡수해서 뭐 하나”라며 “흡수 통일할 생각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이) 우리의 선의를 의심하면 끊임없이 노력해서,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도 했다.

미·중 대립, 중·일 갈등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미·중 양국이) 동시에 잡아당기면 중간에 낀 새우 신세가 될 수 있지만, 또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양쪽 입장을 적당히 조정·중재하면서 우리의 활동 폭을 얼마든지 넓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 G20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를 각각 만났던 이 대통령은 “곡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협의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사전에 “순방 질문 위주로 해 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하면서 이날 기내 간담회에선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간담회 초반 노동·연금 관련 질문이 나오자 사회자는 “순방 관련 질문을 달라”고 했고, 이 대통령도 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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