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획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동 중인 지역 트로트 가수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음악 여정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보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네 번째 주인공으로 강원도 원주를 대표하는 가수 "진주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1999년생의 젊은 트로트 가수 진주원이 4년 만의 신곡 '만선이오!'로 돌아왔다. 수많은 현장과 다양한 무대를 통해 내공을 단단하게 쌓아온 그는 이번 컴백을 시작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와 승승장구 행진을 보여줄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첫 싱글 '맞았니 틀렸니'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진주원은 이듬해 발표한 첫 자작곡 '똥강아지'를 통해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이어 최근 4년 만에 발표한 신곡 '만선이오!'로 트로트 싱어송라이터로서 한층 더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동네에서 '트로트 신동'이라 불릴 만큼 남다른 끼와 가능성을 보여준 진주원. 그러나 그의 어린 시절에는 트로트 신동을 향한 시선이 지금처럼 따뜻하지 않았던 탓에,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도 컸다.
그렇게 막연히 가수의 꿈만 간직한 채 성장하던 그는 한때 알앤비 가수를 꿈꾸기도 했지만, 트로트를 불렀을 때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현실적인 차이를 느끼며 고민이 깊어졌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트로트 한 번 다시 해봐라"는 조언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행사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다가도 '내가 여기서 뭐하지?' 싶을 때도 있고, 스스로 위축되는 순간도 많았죠. 하지만 어르신들이 제 노래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시고,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시고 칭찬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했어요.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를 받았어요. 그때부터 트로트를 불러야겠다는 확신이 분명하게 들었어요."
그때를 계기로 진주원은 트로트에 진심이 됐다. "너무 재밌으니까 '공부를 해보자'라는 마음까지 들었다"는 그는 100년이 넘는 음악 역사를 되돌아보며 트로트의 뿌리부터 현대 트로트까지 직접 연구했다. 이 과정은 곧 그의 음악적 기반이자 색을 만들어낸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 한층 더 탄탄한 실력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됐다.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 역시 그의 가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대라는 공간이 노래만 부르고 끝이 아니라,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감정을 주고받는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가수 신유와 박구윤을 통해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어린 시절, 신유 선배님과 박구윤 선배님을 무대에서 본 적이 있어요. 두 분이 무대에서 보여준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죠. 그때 두 분을 보면서 '저렇게 능청스럽게, 재밌게 무대를 이끌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유 선배님은 특유의 감성이 너무 좋았고, 박구윤 선배님의 흥 넘치는 무대가 기억에 남아요. 저 역시도 두 분의 장점을 두루 갖춘 가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꿈을 키웠습니다."
그의 새로운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변화도 있다. 당초 본명인 '박진현'으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던 그는 이번 활동부터 '진주원'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는 앞으로의 음악적 방향성과 자신만의 색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다.
활동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고민이 많았다. 스스로 "박 씨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라는 그는 본래 성을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보다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판단 끝에 성까지 바꾸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오히려 성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트로트계 반짝반짝 빛나는 '진주' 그리고 단 하나뿐인 '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진주원'이라는 활동명을 탄생시켰다.
"예전에는 비슷한 이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진주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정말 좋아요. 한 번만 들어도 기억에 남는 것 같아서 더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제가 낯설고 어색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나만의 활동명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애정이 커졌어요. 저랑 잘 맞는 것 같고, 의미 있는 활동명이라는 생각이 큽니다."
신곡 '만선이오!'가 지닌 곡의 기세처럼 좋은 에너지를 품은 진주원. 20대 중반의 젊은 패기와 함께 트로트 가수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목표 역시 뚜렷한 그는 음악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하고 대중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현실'을 빼놓을 수 없겠지만, 그가 말하는 '현실'은 다른 시선을 지니고 있다.
"나이가 한 살씩 먹을수록 현실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저에게 음악이 없는 '현실'은 없어요. 제 현실은 결국 음악과 연결돼 있고, '어떻게 하면 음악으로 더 성공할 수 있을까'만 떠올라요. 그래서 스스로 늘 자신감을 가지려고 해요. '내가 아니면 누가 뜨겠냐'는 마음으로, '내가 제일 음악 잘한다'고 믿으면서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진주원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