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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핏기 없는 얼굴로 펼친 절망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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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핏기 없는 얼굴로 펼친 절망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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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핏기도 생기도 없다. 무채색 창백한 얼굴, 입술에도 색감이 없다. 말라비틀어진 식물의 형상이 배우 이유미의 얼굴에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남편으로부터 매일 같이 폭력을 당하는 여인에게 삶의 희망을 찾긴 힘들다. 모든 것에 가로막혀 서서히 죽어가는 인간의 절망감, 이유미가 온몸으로 표현한 지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는 죽어가는 희수(이유미 분)를 구하기 위해 은수(전소니 분)이 나서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다.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나오는 위기 속에서 희망을 찾는 두 여성의 연대가 담겨 있다. 남편 지나친 폭력 속에서 괴로워하는 희수를 연기하기 어려울 것임에도 이유미가 당당히 출연한 이유가 기획 의도에 담겨 있다.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이유미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찢기고 망가지는 희수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오히려 이 캐릭터를 통해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두 여성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비극적 운명에 몸을 맡겼다”고 말했다.

고통에 몸부림친다. 수위 높은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당한다. 온몸에 멍이 잔뜩 있다. 얼굴에도 찢기고 긁힌 상처가 있다. 초점 없는 눈, 흐릿한 피부까지 그려냈다. 절망을 인간으로 표현한다면 이유미가 그린 희수가 아닐까. 치밀한 설계가 있었다.

“공허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것도 저것도 해봤지만, 결국 다 막혀 힘이 빠진 이미지가 희수였어요. 피부에 수분기도 없앴고, 립밤도 바르지 않았어요. 입술은 일부러 트게 했어요. 창백하고 텁텁한 얼굴이 필요했죠. 몸무게는 5kg 정도 더 빼서, 36kg까지 뺐어요.”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진짜 공포는 폭력 뒤에 나온다. 남편 노진표(장승조 분)는 한껏 때리고 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다감한 말투로 희수를 챙긴다. 꽃을 선물하고, 사랑스럽게 희수를 안고 침대 위로 데려간다. 주스를 마시면서 귀여운 피규어를 조립하거나, 폭력 후에 진지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유미는 오히려 장승조의 고통에 공감했다.


“피규어를 조립하는 모습은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어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장승조가 연기를 정말 잘해서 감정 잡기 쉬웠어요. 눈앞에서 정말 고통스러워하며 가해자 연기를 했어요. 맞는 사람이 쉬울 것 같지만, 때리는 사람이 몇 배는 더 힘들거든요.”

장승조는 정말 위대한 연기를 펼친다. 노진표와 똑같이 닮은 조선족 장강도 연기한다. 노진표가 살벌한 사이코패스라면 장강은 계산적인 사기꾼이다. 둘 다 잔인한 악이라는 건 같은 맥락이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 장강을 봤을 때, 희수로서 심장이 지구 핵까지 다녀온 느낌이었어요. 그냥 모습을 보자마자 느꼈던 거 같아요. ‘큰일 났다’ 싶었죠. 연기였지만, 진짜 감정을 가졌어요.”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이유미. 사진 | 넷플릭스



영화‘어른들은 몰라요’를 비롯해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오징어게임’ 등을 통해 얼굴을 비친 이유미는 늘 연기 잘하는 배우로 통한다. 시작부터 완성형 배우란 평가를 받았다. 그의 얼굴과 표정엔 늘 확신이 가득 차 있다. 설득되지 않기 어렵다. 어릴 적부터 우연히 시작한 상상 훈련이 좋은 연기의 원동력이다.

“어렸을 때 늘 자기 전에 이 생각 저 생각을 했어요. 자기 전에 상상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했어요. MBTI가 극 N이거든요. 그러다 연기를 하면서는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대해 상상해요. 멍때리고 있으면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 상상들이 연기에 좋은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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