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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과학자가 들려주는 전통문화 이야기…'살림의 과학'

연합뉴스 송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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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과학자가 들려주는 전통문화 이야기…'살림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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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살림의 과학 = 이재열 지음.

세조 때인 1459년 어의 전순의는 '산가요록'(山家要錄)을 펴냈다. 술빚기부터 동치미, 오이지, 가지김치 담그기 등 229가지 요리법을 소개한 요리책이다. 또한 누에치기, 과수재배, 채소와 작물 재배, 가축사육법을 담은 농업책이기도 하다.

특히 전순의는 한겨울에 채소를 가꾸는 온실 재배법을 다룬다. 세계 최초로 알려진 독일 하이델베르크 온실보다 170년 앞선 기술이었다.

"먼저 적당한 크기로 온실을 짓되, 3면을 막고 종이를 발라 기름칠한다…온돌 위에 한자 반 높이의 흙을 쌓고 봄 채소를 심는다…."

판유리가 없었기에 기름먹인 창호지로 유리를 대신했고, 벽에도 기름먹인 창호지를 발라 햇빛의 반사 효과를 높이는 지혜를 발휘했다. 방안의 습도를 높이고자 물을 뿌리고 수증기를 들여보내 효과를 높였고, 온돌을 이용해 바닥에 식물을 심었다.

왕실이나 부유층은 이렇게 온실을 활용해 추운 겨울에도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난한 민초들은 온실을 만들 돈도, 운영할 노하우도 없었다. 그래도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려면 채소는 먹어야했다.


민초 중에는 전순의 같은 특출난 인물은 없었지만 집단 지성은 있었다. 선조들은 맹추위가 다가오기 전에 시래기와 우거지를 미리 건조해 보관했고, 김치를 소금에 절여 담갔다가 겨울에 꺼내 먹었다. 살림살이의 지혜인 셈이다.

경북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인 저자가 전통 가옥 안으로 들어가 부엌, 안방, 대청, 사랑채, 마당을 훑으며 전통 살림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선조들의 지혜를 톺아본 책이다. 저자는 살림에 요긴하게 쓰이는 자잘한 가재도구들, 집 곳곳에서 우리가 '살림살이'라고 부르며 써 왔던 것들을 세밀하게 살핀다.

전통술 제조법, 갯벌 천일염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한편, 음식을 갈 때 영양소 파괴가 적고 맛도 좋게 유지하는 맷돌 이야기도 전한다.


우리 문화재에 얽힌 흥미로운 논쟁도 다룬다. '증도가자'를 둘러싼 금속 활자 연구자들 사이의 논쟁을 소개하고, 수십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이른바 '훈민정음해례본' 상주본 이야기도 전한다.

사이언스북스. 532쪽.

책 표지 이미지[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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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정치의 발명 = 조홍식 지음.


단어가 집을 구성하는 벽돌이라면 문법은 그 설계도이자 구조다. 문법이 없다면 벽돌은 흩어진 조각에 불과하다.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정치도 언어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민주주의'나 '선거', '자유'와 '평등'과 같은 단어만이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조합되고 작동하는지 원리와 구조, 즉 문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서양 정치의 문법은 여섯 가지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와 로마의 레스 푸불리카, 중세의 크리스처니티와 킹덤, 그리고 근대의 네이션과 현대의 코스모폴리스다.

저자는 이들 여섯개의 타입이 조합돼 유럽의 정치 문법이 만들어졌고, 이런 정치 문법을 토대로 유럽연합(EU)이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글항아리. 59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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