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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李대통령에 원잠 관련 많은 질문… 정부는 ‘추진 의지 확고’ 판단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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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李대통령에 원잠 관련 많은 질문… 정부는 ‘추진 의지 확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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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 “전례없는 굵직한 성과 거뒀다” 자평
공공 외교 강화 의지… “美차세대에 한국 알려야”
강경화 주미대사가 지난 14일 워싱턴 DC의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강경화 주미대사가 지난 14일 워싱턴 DC의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자신이 건조를 승인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통해 원잠을 도입하기로 한 호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후속 조치에는 실무 부처 이견, 의회 승인 등 지난한 과정이 놓여 있지만 우리 정부는 양국 정상의 이행 의지가 확고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주미 대사는 18일 워싱턴 DC에서 가진 임기 첫 특파원 간담회에서 원잠 건조,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 등을 안보 분야 성과로 꼽으며 “전례 없는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강 대사가 외교 무대에 복귀한 것은 문재인 정부 이후 5년 만이다. 부임 전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이 대통령의 방미(訪美)에 동행했고, 지난달 말에는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현장에서 트럼프의 재집권 후 첫 방한(訪韓)을 맞았다. 강 대사는 “한미 양국은 두 차례 정상 간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긴밀한 공조에 합의하고 대북 소통이 긴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그 결과 무역·통상 및 안보 합의가 전격 타결되면서 우리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 제가 목격한 양국 정상 간 돈독한 신뢰와 강력한 협력 의지는 계속되는 한미 관계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강 대사는 최근 한미가 팩트시트(factsheet·설명 자료) 형태로 회담 결과를 정리한 것과 관련해 품목 관세 인하에 따른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 구성을 통상·무역 분야 성과로 꼽았다. 안보 분야에서는 원잠 건조를 비롯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지지 확보, 미 군함의 국내 건조 가능성을 포함한 조선 협력 토대 조성 등을 언급했다. 원잠의 경우 이른바 ‘비확산 마피아’라 불리는 국무부·에너지부 실무자 이견이 ‘암초’가 될 수 있지만 우리 대사관은 트럼프 의지가 확고한 만큼 향후 절차적 이슈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는 ‘동맹 현대화’ 주요 의제인 주한 미군 주둔 규모 변화와 역할·책임 재조정,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은 특별히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주미대사가 18일 워싱턴 DC의 주미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강경화 주미대사가 18일 워싱턴 DC의 주미한국대사관 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직전까지 뉴욕의 글로벌 비영리 단체인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낸 강 대사는 재임 기간 대미 공공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 대사의 인지도는 워싱턴 DC 외교가에서도 상당한 편인데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하며 미국의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한국의 영향력을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꼈다”고 했다. 강 대사는 지난주 하버드대에서 열린 ‘김구 포럼’에서 강연을 했는데, 미 주요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섭외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사는 “다음 달 우리 기업이 진출한 조지아주(州) 애틀란타, 텍사스 오스틴 등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지역 유수 대학과의 공공 외교 협업 행사 등을 통해 저변을 미 지방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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