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순직 해병 특검이 이르면 이번 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혐의(직권남용)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달 28일 특검 수사 기한 종료를 앞두고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민영 특검보는 17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오는 20~21일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처분을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사건 관계자들을 일괄해서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 차례 조사를 진행한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해도 되겠느냐”며 격노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에 따라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 당시 국방부 수뇌부가 채 상병 사건 재조사에 개입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기소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은 수사 외압의 ‘정점’에 있는 당사자”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1일 첫 조사에서 ‘VIP 격노’에 대해 “사단장 처벌에 관해 말한 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이종섭 전 장관, 국방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도 함께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서 이 전 장관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종섭 전 장관의 주(駐)호주 대사 임명 및 도피성 출국 의혹 수사도 마무리 단계다. 특검은 다음 주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은 전날 윤 전 대통령이 수용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호주 대사 도피 의혹과 관련한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진 않았으나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18일에는 내란 특검에 의해 구속돼 있는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범인 도피 등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은 수사 기한 만료 이틀 전인 오는 26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해병 특검법 상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넘겨받아 추가 수사할 수 있다. 정 특검보는 “국수본에 어떤 사건을 넘길지 등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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