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주장이자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수지가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1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14 25-20)으로 승리했다.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이 양 팀 최다인 21점으로 3경기 연속 20점을 올린 가운데, 김수지도 블로킹 5개를 포함해 9점을 뽑아내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다른 선수가 빠를 수 있겠지만, 김수지 선수는 경험이나 판단 그리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리더십이 뛰어나다"라며 "오늘(16일)도 김수지 선수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역시 베테랑 선수답다고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수지는 "(부친상을 당한) 상대 팀 자네티 선수가 없었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경기 초반 긴장해서 그런지 좀 흔들렸지만, 우리의 경기를 하려고 했던 게 잘 풀린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령탑의 칭찬에 대해서는 "만족이라고 할 건 없고, 우리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한다. 내가 해야 할 게 많다"며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기 때문에 움직이는 데 문제가 없었고, 선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조금씩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 IBK기업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팀 동료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수지는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열심히 하고, 배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선수다. 그때보다 책임감이 더 커져서 그런지 하고자 하는 마음이 보이는 것 같다"며 "IBK기업은행 시절보다 공격의 각도가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같고, 힘이나 올라갈 때의 타이밍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주장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김수지는 "먼저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도와주고, 교체 선수들에게는 계속 준비해야 한다고 하면서 언젠가는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점을 얘기해준다"며 "내가 코트에 있든 코트 밖에 있든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받을 것 같아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수지의 곁에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다. 바로 '절친'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였다. 팀 내 많은 선수들이 두 선수를 보며 많은 걸 배웠고, 결과적으로 팀은 통합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날 현장을 찾은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는 묵묵히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김연경 어드바이저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으며, 배구인생 2막을 열었다.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필승 원더독스 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원더독스와 흥국생명의 맞대결이 전파를 타는 날이었다.
김수지는 "(방송되는 날이) 왜 오늘인가(웃음). 잊고 있었다. 방송으로 봤는데, 매우 잘하고 있더라. 지도자로 일하는 건 또 다른 어려움이라고 알고 있는데, 많이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램에 들어갔음에도 생각보다 색깔이 생긴 것 같다. 방송을 보면 솔루션이 맞아가는 게 있는데, 실제 경기에서 나오기도 했고 디테일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라 팬분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또 김수지는 "경기장에서 (김연경을) 보는 건 나도 좋고, 팬분들도 좋으실 것이다. (김연경) 덕분에 이겼다고 하면 더 좋아하실 것이다. 농담으로 '은퇴하면 원더독스의 멤버로 들어와야 한다, 선수로 뛰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있다(웃음). 함께하면 의지할 수 있어 더 편했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이 잘 따라오고 있어 힘을 얻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