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역린 건드렸다가… 역적 된 MAGA 퀸

조선일보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원문보기

역린 건드렸다가… 역적 된 MAGA 퀸

속보
정청래 "내란전담재판부법, 위헌 시비 최소화"
공화 그린 의원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 트럼프 “반역자”
작년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작년 3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적 우군으로 꼽혔던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하원 의원을 향해 ‘반역자’라는 표현까지 쓰며 공개적으로 절연에 나섰다. 핵심 배경은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엡스타인 문건’ 전면 공개 여부다. 엡스타인이라는 트럼프의 ‘역린’을 그린이 정면으로 건드리면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의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소셜미디어에서 그린을 가리켜 “공화당 전체를 배신한 반역자” “우리 당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이름을 ‘마조리 테일러 브라운’이라고 바꿔 부르며 “그린(초록색)은 썩으면 브라운(갈색)이 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전날 “위대한 조지아주의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이다.

그린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공격한 이유는 분명하다. 엡스타인 파일 때문”이라며 “다음 주 문건 공개 여부 표결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겁주기 위해 본보기로 나를 쫓아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라며 “그걸 막으려는 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수감 중 2019년 구치소에서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수사·증거 문건을 뜻한다. 최근 의회에서 공개된 엡스타인의 생전 이메일 일부에서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던 트럼프가 그의 성범죄 관련 사안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나오며 파장이 커졌다. 그린은 트럼프가 대선 때 약속한 ‘엡스타인 파일 공개’가 지켜지지 않자, MAGA 진영의 신뢰 회복과 의혹 해소를 위해 문서 전면 공개를 요구해 왔다.

하원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까지 문건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문건 공개를 촉구하는 법안을 이번 주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해당 이슈를 민주당의 음모로 규정하며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14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민주당 진영 유력 인사들의 엡스타인 연계 의혹을 조사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다. 미 언론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방패를 만들어 의회가 문건을 공개하지 못하게 하려는 회피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