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부근 강바닥에 걸려 멈춘 한강버스와 주변 등대에서 경찰이 사고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6일 한강버스 멈춤 사고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에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고층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문화유산 훼손이라며 비판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날 사고를 “오 시장의 무능과 근시안적인 행정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로 규정하며 “한강버스는 ‘시민의 발’이 아닌 ‘서울시 행정 난맥상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기본적인 안전 기준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 테스트’를 하듯 운항을 강행한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구시대적 전시행정”이라며 “시민 안전과 시 예산을 담보로 ‘정치적 쇼’를 벌이는 것이 과연 시장이 할 일이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와 서울시당 새서울준비특별위원회도 이날 국회에서 한강버스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민의 생명을 건 한강버스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한강버스 개통 첫날부터 총 16차례 사고가 있었다며 전날 사고에 대해 “서울시가 시민의 안전 위에 보여주기 행정을 쌓아 올릴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차례 경고에도 오 시장이 한강버스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전시행정을 위해 시민 안전을 담보로 잡고 있는 게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에 한강버스 안전사고 조사 결과 공개, 각 선착장의 안전 기준·시설물 관리·비상대응 체계 전면 개선, 사업 지속가능성 및 공공교통 실효성 평가 설명도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 후 사고 발생 지점인 서울 송파구 한강버스 잠실선착장을 찾아 현장 점검도 벌였다.
TF 단장인 천준호 의원은 현장점검 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강버스는) 노선에 맞는 수난구조대도 부족하고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가 한 대도 없다. 적정 용량의 예인선도 없이 운항을 시작해 아직 어젯밤 사고 선박도 예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번 사고는 충분한 대비와 점검 없이 성급하게 운항을 재개한 서울시 책임”이라며 오 시장의 사과와 한강버스 운항 중단 및 안전문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 내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때리기’에 가세했다. 정 대표는 한강버스 사고를 다룬 기사를 게재하며 “안전 행정보다 더 중요한 행정은 없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과 현장점검에 참여한 데 이어 오 시장에게 한강버스 사고 관련 긴급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치적 공세가 아니다. 시민 안전이 진심으로 우려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혈세낭비 졸속 전시행정 한강버스는 서울시민의 두통거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고, 서영교 의원은 “서울시민을 안전조치 없이 위험으로 내몰고 있는 오 시장을 규탄한다”며 오 시장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박홍근·김영배 의원은 “오 시장의 전시행정 야욕이 재난의 문을 열고 있다”, “각종 사고 소식은 대형사고 1건을 향한 전조증상이자 경고등”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이 추진 중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고층 재개발 사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정권 시절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건물 높이 제한을 71.9m로 합의했으나 오 시장이 일방적 변경고시로 이를 145m까지 상향했다고 지적했다.
또 “용적률을 600%에서 1천%로 올리는 것은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종묘의 나지막한 경관이 주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데 고층 건물이 있어야 랜드마크라고 생각하는 것은 개념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개인의 영달을 위해 서울시장으로서의 책임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 훼손까지 불사하겠다는 작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의 미래를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온전히 서울시민을 위해 헌신할 새로운 서울시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