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이틀째 진화 중…지붕 일부 붕괴, 거의 전소 상태

조선일보 우정식 기자
원문보기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이틀째 진화 중…지붕 일부 붕괴, 거의 전소 상태

서울맑음 / -3.9 °
“확대 연소는 없어”…소방당국, 잔불 정리
지난 15일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9시간여 만에 초진됐지만, 불은 다 꺼지지 않아 소방당국이 이들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뉴스1

지난 15일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9시간여 만에 초진됐지만, 불은 다 꺼지지 않아 소방당국이 이들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뉴스1


지난 15일 발생한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이틀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8분쯤 발생한 불은 9시간 30여분 만인 전날 오후 3시 31분쯤 큰 불길이 잡혔으나 아직 불이 다 꺼지진 않은 상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물류센터 경비원 등 근무하던 직원 3명은 119에 신고한 후 모두 스스로 대피했다. 건물 지상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충남소방본부는 16일 “전날 발령한 대응 1단계를 해제하고 소방관 150여명과 소방차 및 진화 장비 80여대를 투입해 잔불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화재 신고 접수 후 7분 만에 ‘대응 1단계’를, 50여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각각 발령하고 장비 150대와 소방관 430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발생 9시간여 만인 15일 오후 3시 31분쯤 큰 불길이 잡히면서 오후 7시 30분 대응 2단계를 1단계로 낮췄다. 이어 16일 오전 9시 51분 대응 1단계도 해제됐다.

소방 당국은 “골조가 강한 불길에 장시간 노출된 탓에 지붕 등 건물 일부가 붕괴돼 내부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했다. 건물 외부에서 내부를 향해 방수포로 분당 최대 7만5000L의 물을 뿌리며 진화에 나섰다. 큰 불길을 잡은 뒤 잔불 정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에 쌓인 많은 의류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불이 난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이랜드의 물류센터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2014년 7월 준공된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로 연면적이 축구장 27개 넓이와 맞먹는 19만3210㎡에 달한다. 이랜드는 물류센터 공사비 1300억원을 투자했다. 화물차 150대가 동시 접안할 수 있고, 일일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하는 대형 물류 시설이다. 건물 전체가 화마에 휩쓸려 배송을 앞두고 보관 중이던 의류와 신발 등도 모두 붙에 탔다.


이랜드 측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소방당국 조사 등이 이뤄진 뒤에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안 물류센터는 같은 계열사 물류센터 중 시설이 낡은 곳은 아니다”고 했다.

소방 당국은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완진 후 정밀감식 등을 벌여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랜드 패션이 운영하는 브랜드 ‘스파오’ 홈페이지엔 “물류센터 운영 차질로 상품 배송이 지연되거나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천안 패션 물류센터엔 스파오, 뉴발란스, 후아유, 미쏘, 로엠, 에블린 등 10개 브랜드 물품이 보관돼 있었다. 시설 운영 정상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당분간 관련 브랜드 제품 주문 및 배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배송 지연에 따른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대체 물품을 확보하고, 다른 물류센터를 통해 우회 배송하는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한편 천안동남소방서는 천안시와 함께 지난 12일 풍세일반산업단지 관리사무소에서 불이 난 이랜드 등 입주기업 관계자 30여명과 화재 예방 간담회를 열고 안전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풍세산업단지에 화학, 반도체 등 기업이 있어 화재에 취약한 만큼 주의를 요구했고, 초기 대응 조치 등도 교육했다고 했다. 하지만 화재 예방을 강조한 간담회 개최 3일 만에 초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허사가 된 셈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물류센터 일부 구조물이 수천도 넘는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우정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