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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 작업 업체 뒤늦게 사과... 사고 원인 묻자 “우리도 모른다”

조선일보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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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 작업 업체 뒤늦게 사과... 사고 원인 묻자 “우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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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 몰라...우리도 답답”
울산화력발전 보일러 타워 해체 공사를 하도급 받아 진행한 코리아카코 석철기 공동대표 등이 15일 사고 현장 앞에서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화력발전 보일러 타워 해체 공사를 하도급 받아 진행한 코리아카코 석철기 공동대표 등이 15일 사고 현장 앞에서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7명이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관련 발파 해체 작업을 맡았던 코리아카코가 15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또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원인을 추정하기 어려워 답답하다”고 밝혔다.

코리아카코 석철기 대표는 이날 오전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예상치 못한 비극을 겪는 유가족께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수사기관 요청을 포함해 원인 규명에 필요한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아카코 측은 취재진 질의에 대해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곤란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부연하는 등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추정하는 사고 원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추정할 수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했다.

석철기 코리아카코 대표이사가 15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후문 앞에서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석철기 코리아카코 대표이사가 15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후문 앞에서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위험한 작업에 왜 정직원 1명에 나머지 계약직이 투입됐느냐’는 물음에는 “평소 우리 직원들과 지속해서 일했던 기능공들이고, 일부 일용직은 화재 감시나 신호 등 업무를 맡았다”고 답했다.


또 “사고 당시 타워 25m 지점에서 일부 취약화 작업(구조물이 넘어지기 쉽도록 단단한 기둥이나 지지대를 잘라 놓는 작업)과 함께 방호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며 “시공은 구조 검토서대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와이어를 연결한 전도 공법이 안전 측면에서 낫다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는 “와이어는 사람이 설치하기 위해 대상물에 직접 올라가고 다가가야 해서 발파 해체 공법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다만 ‘왜 25m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이 이뤄졌는지’ ‘현장에 감리가 있었는지’ ‘외부에서도 취약화가 가능한데 왜 내부로 인력을 투입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처음으로 시신이 수습된 전모(49)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전씨는 보일러 타워 해체 공사 현장에 투입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쯤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2명은 살아서 구조됐으나 7명은 매몰돼 모두 숨졌다. 구조된 2명은 중상을 입어 현재 치료 중이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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