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주한미군 지상군 줄이고, 해·공군 늘릴 듯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원문보기

주한미군 지상군 줄이고, 해·공군 늘릴 듯

속보
홍명보 "유럽·남미 강호 피했지만 홈팀 멕시코 상대 부담"
SCM 성명서 ‘현 수준 유지’ 삭제
한미 해군은 11일부터 14일까지 동해 해상에서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한국 해군에선 7천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율곡이이함과 서애류성룡함, 4천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과 강감찬함 등 함정 7척과 해상작전헬기(Lynx), 해상초계기 P-3와 P-8 등 항공기 3대가 참가했다. 미국 해군에선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과 순양함 로버트스몰스함, 이지스구축함인 밀리우스함과 슈프함 등 함정 4척, 항공모함 함재기, 해상초계기(P-8) 등이 참가했다./국방부

한미 해군은 11일부터 14일까지 동해 해상에서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한국 해군에선 7천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율곡이이함과 서애류성룡함, 4천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과 강감찬함 등 함정 7척과 해상작전헬기(Lynx), 해상초계기 P-3와 P-8 등 항공기 3대가 참가했다. 미국 해군에선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과 순양함 로버트스몰스함, 이지스구축함인 밀리우스함과 슈프함 등 함정 4척, 항공모함 함재기, 해상초계기(P-8) 등이 참가했다./국방부


한미 국방부는 14일 오후 발표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을 통해 “주한 미군의 전력 및 태세 수준을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 자료 ‘조인트 팩트 시트’에도 “지속적인 주한 미군 주둔”이 언급됐다.

하지만 예년 SCM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주한 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는 삭제됐다. 또 팩트 시트와 공동성명 양쪽 모두에 “북한을 포함한 ‘모든 역내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한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앞으로 주한 미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붙박이’ 지상군을 감축하고, 대만 유사시 등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군·해군을 늘리고 ‘다영역 임무군’을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규모·편성·역할이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발표된 문서들에 주한 미군의 자유로운 이동을 뜻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명기되지는 않았다. 다만 팩트 시트에 “한미 동맹 현대화”란 조항의 하나로 “양측은 2006년 이래의 관련 양해를 확인한다.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이행 진전 상황을 각국 지도부에 보고할 것”이란 문구가 들어갔다.

한미는 2006년 1월 한국은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필요성을 존중’하고, 미국은 ‘주한 미군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입장을 존중하되, 안보 상황 변화에 따른 협의를 지속하자는 뜻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동맹 현대화는 곧 주한 미군의 역내 역할 확대를 의미한다”며 “우리 정부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 이를 수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미 정상 간 팩트 시트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됐지만, SCM 공동성명에서는 양국 대북 정책의 온도 차가 드러났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비핵화 대상을 다소 흐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표현을 썼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실전적 실사격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북 유화책 일환으로 한미 훈련을 축소하려는 우리 정부 내 흐름을 경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상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