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였다' 전소니 "넷플릭스의 애착인형 되고파" [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전소니 인터뷰
가정폭력 겪은 여성의 강인함 표현하며 호평
"연이은 넷플릭스와의 작업? 애착인형 되고파"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전소니는 기자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로 돌아온 배우 전소니가 작품에 담긴 감정, 캐릭터 조은수로 느꼈던 지점을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전소니는 기자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소니는 극중 백화점 명품관 VIP 전담팀에서 일하는 조은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은수는 과거의 상처를 껴안은 채 하나뿐인 단짝 친구 조희수(이유미)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인물로, 전소니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겉모습 뒤에 감춰진 인물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표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먼저 전소니는 이번 작품에 대해 "마음을 많이 담아 연기해서 오히려 더 두려웠다. 공개 2주 전부터 달력도 못 보겠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과 함께 본 경험은 정말 행운이었다. 음악이 특히 마음을 흔들었다. 작품의 엔딩마다 다음 회로 넘어가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영상에서도 그게 잘 살아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소니가 인물과 작품에 유독 마음을 쏟게 된 이유는 과거의 후회와 자신 안의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만해도 몰랐지만 은수를 알아가면서 저 스스로를 더 알게 됐다. 제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감정이 숨어 있는지 찾게 됐다. 그래서 더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라고 돌아봤다. 이어 전소니는 은수의 상처에 공감하며 "누구에게나 지나온 순간의 후회가 있고 그게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한다. 저도 그랬다"라고 덧붙였다.

원작을 향한 오랜 관심도 이번 도전의 이유였다. 전소니는 "5~6년 전에 원작을 읽고 영화화 소문이 들렸을 때 꼭 도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잊고 지내다 우연히 다시 접하게 됐는데 금방 익숙해지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단다. 전소니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원작의 인물과 은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저는 은수를 연기하며 굉장히 재미있었다"라고 웃었다.

이유미와의 케미스트리도 화제를 모았다. 전소니는 "이유미는 사람 자체가 너무 파릇파릇하고 건강한 에너지가 있다. 희수라고 생각하니 조심스럽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친구는 재지 않고 확 들어오는 사람이다. 쏟아지는 에너지에 제가 자연스럽게 휩쓸렸다"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전소니는 기자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어둡고 고통스러운 감정신이 많은 작품이지만, 촬영 환경은 오히려 밝고 따뜻했다. 전소니는 "현장에서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힘든 감정일수록 카메라가 꺼지면 편안해야 하는데 이유미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 서로 '괜찮다, 잘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라고 했다.

함께한 배우 이무생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전소니는 "극중 중요한 인물이어서일까. 다정하고 좋으신 분이지만 저를 많이 긴장시키는 분이기도 하다. 못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무생 선배님의 존재가 제 은수를 결국 완성하게 만든 것 같다"라면서 존경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또 장승조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면 더 밉게 보일까 서로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장강 캐릭터일 때는 너무 아름다워서 '선배님, 잘생겨서 좋겠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격렬한 연기인 주짓수 장면도 큰 도전이었을 터다. 극중 가장 극적인 장면에서 전소니는 주짓수로 상대를 제압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전소니는 "주짓수는 진짜 죽기 살기로 하는 운동이다.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해서 책임감이 컸다. 프리 기간 내내 연습했다. 합을 맞춰도 몸이 너무 가까워 낯설고 힘들었다. 촬영은 이틀 만에 몰아서 했는데 아드레날린 때문인지 버티더라.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전작 '기생수' 등에 이어 연이은 넷플릭스과의 작업에 대해 "작품을 선택할 때 플랫폼보다 인물과 이야기가 먼저다. 다만 넷플릭스 홍보 콘텐츠나 일정이 익숙해져 조금 더 친해졌다는 느낌은 있다"라면서 "'넷플릭스의 애착인형'이 되고 싶다"라고 유쾌하게 답하기도 했다.

현실 폭력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묻자 전소니는 잠시 고민 후에 "가정폭력이 낯설지 않았다. 직접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를 연기하려면 누군가를 대변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했다. 생존자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건 물론이고, 이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길 바랐다. 우리는 서로 완벽히 이해할 수 없지만 연결된 존재이고, 그 연결이 큰 힘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소신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성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전소니는 "아직은 큰 성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갈망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